이지움 퇴각 전 러군 병사가 남긴 친필 편지.."강제 전역 시켜달라"

김태규 2022. 9. 1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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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북부 요충지 이지움에서 퇴각하기 열흘 전 더이상 싸울 수 없다며 상부에 강제 전역을 호소하는 친필 편지를 작성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해당 편지 초고를 입수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르키우 주(州) 이지움의 러시아 방어 진지에 근무 중이던 러시아 병사들은 오랜 전투에 따른 피로와 사기 저하 문제를 호소하며 지속적인 전투의 어려움을 담은 편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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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군, 이지움서 러 병사 작성 손편지 10통 수거
피로·사기 저하·정신고갈 호소…전투 임무 거부 진술

[서울=뉴시스]우크라이나 북부 이지움에서 퇴각한 러시아 병사가 전투 거부를 호소하며 작성한 손편지. (사진=트윗터 캡쳐) 2022.09.15.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북부 요충지 이지움에서 퇴각하기 열흘 전 더이상 싸울 수 없다며 상부에 강제 전역을 호소하는 친필 편지를 작성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해당 편지 초고를 입수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르키우 주(州) 이지움의 러시아 방어 진지에 근무 중이던 러시아 병사들은 오랜 전투에 따른 피로와 사기 저하 문제를 호소하며 지속적인 전투의 어려움을 담은 편지를 남겼다.

해당 편지는 우크라이나 군이 이지움을 탈환하기 열흘 가량 전인 8월 말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퇴각 과정에서 남겨둔 10통의 편지를 우크라이나 군이 나중에 발견했다고 WP는 전했다.

자신을 모스크바 지역의 미사일 사령부에서 근무하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다고 설명한 한 병사는 "휴식 부족에 전투 의지가 고갈됐다"며 "내게 주어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의 특별군사작전 임무 완수를 거부한다"고 썼다.

다른 병사는 자신의 편지에 "나는 부상으로 건강이 악화됐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직위 해제를 요구했다. 또 다른 편지에서는 "육체적으로, 정신적 고갈을 경험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그외 다른 편지들에서 결혼과 자녀 출산을 이유로 휴가를 요청했지만 상부로부터 거절 당했다는 불만의 표현들이 다수 적혀 있었다. 10통의 편지들은 공통적으로 피로 호소를 비롯해 낙담하는 문체들로 작성돼 있었다고 WP는 설명했다.

해당 편지들은 군화·전투복 등 러시아 병사들이 버려두고 간 나머지 소지품들 속에서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군의 신속한 하르키우 탈환 시도에 러시아 병력들이 성급히 퇴각하는 과정에서 챙기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편지는 앞서 러시아 군의 1급 기밀문서가 발견됐었던 장소와 동일한 곳에서 발견됐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이 입수한 기밀문서는 이지움 북쪽 120㎞ 가량 떨어진 접경 카미얀카 마을에서 러시아 군인 4명이 우크라이나 군 포격에 의해 사망한 경위를 담은 보고서였다고 WP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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