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아 예적금에..'역머니무브' 속 시중에 풀린돈 10조↑
기사내용 요약
7월 광의통화 3719조5000억…10조4000억↑
위험자산·단기성 자금 빼내 정기예적금
정기예적금 21조6000억 증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시중에 풀린 돈이 4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안전자산인 정기예적금에 넣어둔 영향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을 매도해 예적금에 넣는 '역(逆)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7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719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0조4000억원(0.3%)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0% 증가했다. 전월(8.8%)의 증가율 보다 는 소폭 둔화했다. M2는 2021년 1월(10.1%) 부터 15개월 동안 두 자릿수 증가한 후 4월부터 4개월 째 한 자릿수 증가하고 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금융 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21조6000억원 대폭 늘었다. 반면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앞두고 MMF가 3조7000억원 줄었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9조3000억원), 요구불예금(-5조원) 등 결제성 예금 감소했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을 빼내 정기예적금으로 옮겨간 영향이 크다"며 "7월 빅스텝을 단행하는 등 금리 인상이 가속화 되면서 투자를 위해 잠시 넣어 뒀던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한 요구불예금 등 단기성 자금이 크게 줄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예·적금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당분간 위험자산에서 빼내 예금으로 돌리는 등 '역 머니 무브'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시장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10조1000억원(0.6%) 늘어난 183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 외화예금 등이 늘면서 3조4000억원(0.3%) 늘어난 1095조원으로 1개월 만에 다시 증가 전환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MMF, 금전신탁 등의 일시 환매 영향으로 전월대비 6조2000억원(-1.1%) 감소한 579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타부문은 8000억원(-0.4%) 감소한 21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 차장은 "7월 주식 시장이 양호했음에도 불구하도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되면서 가계는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M2가 증가했고, 기업도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달러를 보유하면서 외화예금을 중심으로 늘었다"며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빅스텝' 우려에 MMF 등을 일시 적으로 환매하면서 감소했다"고 말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75조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7000억원(0.1%) 늘어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7.8% 늘어 지난해 2월(26.0%)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3개월 연속 한 자릿 수 증가세를 지속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정 차장은 "안전자산 유입과 대출로 빠져나가는 금액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대출금리 상승으로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어 전월대비 통화량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과거 위기가 왔을 때도 전년동월대비 통화량이 감소로 전환한 적이 거의 없어 감소 전환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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