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첫 뮤지컬, 강박에 노래 연습만 1년 동안 했다"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노래 연습만 1년 동안 했다. 강박이 있었다. 요즘엔 국민들이 노래를 워낙 좋아하잖냐. 다 귀명창이고 오디션 프로그램도 많다. 대사처럼 들리게 하려고 오래 연습했다."
배우 류승룡의 분투가 담긴 첫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2년여 만에 관객과 만난다.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류승룡은 "설렘 속에 지냈다"면서 "그저께 염정아와 식사를 했는데 개봉하게 돼 좋다더라. 오랜만에 봤는데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어저께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웃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과 마지못해 그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 여행을 떠나는 남편 진봉을 그린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2020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일정을 미뤄왔다.
류승룡이 까칠하고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 진봉 역을 맡아 배우 염정아와 현실감 가득한 부부 호흡을 펼쳐냈다. 극 중 진봉은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2개월 시한부 삶을 살게 된 아내를 위해 내키지 않는 여행길에 동행한다. 류승룡은 겉으론 툴툴대지만 누구보다 아내를 아끼는 진봉의 '츤데레' 매력, 마음을 울리는 감정 연기에 안정적인 노래 실력까지 십분 발휘하며 그간의 내공을 증명해 보였다.
출연 결심 이유를 묻자 "'인생은 아름다워'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쎄시봉'처럼 노래하는 영화는 있었잖냐. 누구나 불러왔던 노래를 대사 대신 전달하는 부분에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클래식 뮤지컬이었다면 선뜻 하지 못했을 거다. 주크박스 뮤지컬 장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대사에 멜로디를 붙인 거다. 가사를 개사하지 않고 상황에 이입되게 부르는 게 매력적이었다"라고 답했다.
또한 "현재 역할만 하는 줄 알고 분량이 적다고 느꼈다. 당연히 20대 시절도 제가 한다고 해서 욕구가 생겨 다시 각본을 읽었다"라며 "그 시절로 돌아간다는 느낌이었다. 90년대 20대 역할을 어떻게 할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라 매력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문세의 '조조할인'부터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유열의 '이별이래' 등 누구나 알만한 대중 음악이 흐른다. 신중현의 '미인'에선 류승룡의 대학 동기들이 등장한다. 류승룡은 "현역 뮤지컬 배우도 있고 대학교수도 있다. 신나서 하더라. 염정아 옆에 있던 배우도 동기다. 옛날로 돌아갔다"라며 "의미 있고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할 줄 아는 말이라곤 잔소리뿐인 듯한 비호감 남편 역할이다. "처음에는 주저했다"고 털어놓은 류승룡은 "원래 3배는 셌었다. 엄청 많이 이야기해서 순화한 거다"라며 "가족이 빌런 역할을 해야 해서 수용하게 됐다. 톤 조절은 배우의 몫이었다. 시사회에서 보니 '조금 낮출걸' 했다. 단면만 보여준 거다. 세연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였다"라고 이야기했다.
류승룡은 진봉과 "많이 다르다"면서 "아내에게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한다. 걱정할 만한 이야기 말고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고 공감한다"라고 웃었다. 촬영 도중 아내가 떠올라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했다. 류승룡은 "있을 때 잘하자, 일상과 평범함에 감사하자고 느꼈다. 아내가 없다고 생각하니 무섭더라. 영화를 통해 더 충실하고 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배우진과의 연기 합은 어땠을까. 류승룡은 가장 가깝게 합 맞춘 염정아를 놓고 "세연 그 자체였다"면서 "정말 사랑스러웠다. 촬영하는 내내 정말 프로였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대본대로 한다. 그 안에 음표와 쉼이 어마어마하다. 120% 이상을 해내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세연의 첫사랑 정우로 분한 가수 겸 배우 옹성우에 대해선 "너무 훌륭하더라. 속이 후련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첫 영화를 찍었던 거였다. 그런데도 능청스럽게 잘 해줬다"라고 했다.
류승룡은 "박세완은 몇 번 봤는데 볼수록 놀라웠다. 눈, 호흡, 입 움직임 하나하나가 탁월한 것 같다"라며 "하현상은 가수인데 연기 학원 다녀서 못 하는 연기를 하더라. 좋았다. 딸로 나온 김다인도 마지막에 웃는데 너무 예쁘더라. 염정아가 끌어안고 '아기들'이라며 뽀뽀하고 울기도 했다. 염정아도 저도 아이들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다"라고 돌이켰다.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옆에 있는 사람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란 류승룡은 "모든 세대가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감 포인트가 다 다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분과 보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 될 거다"라고 부연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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