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박물관, 고구려 지운 연표 철거.."중국·일본 연표도 철거"
한·중·일 3국의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뺀 한국사 연표를 게시해 논란을 빚은 중국 국가박물관이 문제의 한국사 연표를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박물관은 한국사 연표와 함께 전시장에 있던 중국·일본사 연표도 모두 제거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문제를 제기하며 항의했던 한국사 연표가 국가박물관 측의 전날 약속대로 철거됐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국가박물관은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이 문제의 연표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전시 유물 철수 등 강경 항의하자 15일 오후 철거 의사를 밝혀오기도 했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메일을 통해 철거 작업을 모두 마쳤다는 내용도 전해왔다”며 “중국사와 일본사 연표도 함께 철거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역사왜곡 논란을 빚은 중국 국가박물관의 전시는 한중일 삼국의 고대 청동기 문화를 소개하는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이다.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기획돼 지난 7월부터 전시 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공동으로 참여한 전시에서 국가박물관은 고구려와 발해를 표기하지 않은 한국사 연표를 게시했다. 당초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었다. 국가박물관이 국제적 관례이자 기본 절차인 중앙박물관과의 협의도 없이 한국사 연표를 편집해 게재한 것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두 차례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어 연표의 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시 유물의 철수, 전시 관람 중단 등으로 대응했고 결국 국가박물관은 연표를 철거했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국가박물관측이 양국 간 문화 교류, 협력 관계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7월 개막했으나 뒤늦게 문제를 파악한 중앙박물관은 15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시 내용 검토를 포함한 국제 전시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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