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무기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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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19세기 이후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나.
역사학자들의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그중 의외로 많은 공감을 사는 것이 바로 서구 세계가 보유하고 있던 압도적 경쟁력의 군사기술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서는 중앙정부가 중포의 사용과 독점을 통해 군사적 우위를 점하게 된 뒤부터 더 이상 무기의 자발적 개량이 진척되지 않았다.
새로운 무기가 알려지면 그것은 궁정에서 궁정으로, 병영에서 병영으로 빠른 속도로 퍼져 갔고 결국, 다른 지역 군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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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유럽은 19세기 이후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나. 역사학자들의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그중 의외로 많은 공감을 사는 것이 바로 서구 세계가 보유하고 있던 압도적 경쟁력의 군사기술 시스템이다. 하지만 15세기까지만 해도 서유럽의 무기 체계는 보잘것없었다. 당시 세계를 석권하고 있던 곳은 오히려 무굴제국, 모스크바대공국, 오스만제국 등이었다고 한다(윌리엄 맥닐 ‘전쟁의 세계사’). 이들 강대국의 지배 범위는 군대의 대포가 어디까지 운반될 수 있는지에 의해 지도가 그려졌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서는 중앙정부가 중포의 사용과 독점을 통해 군사적 우위를 점하게 된 뒤부터 더 이상 무기의 자발적 개량이 진척되지 않았다. 새로운 무기나 장치를 위한 연구 필요성도 사라졌다.
반면, 여러 나라로 쪼개져 있던 서유럽에서는 무기 개발 경쟁이 치열했다. 새로운 무기가 알려지면 그것은 궁정에서 궁정으로, 병영에서 병영으로 빠른 속도로 퍼져 갔고 결국, 다른 지역 군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맥닐에 따르면 특히 네덜란드가 비약적 성장을 거듭했다. 1570년 이후 상인들로 이뤄진 과두 정부가 권력을 장악, 민간 기업의 영리 추구와 정부 운영이 밀접하게 화학 결합했다. 이곳에서는 다수의 공급자와 구매자들이 공존·경쟁하면서 기술적 진보가 촉진됐다. 하지만 당시 네덜란드를 지배했던 펠리페 2세의 스페인에서는 시장에서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비대해졌다. 후일 스페인이 네덜란드와의 전쟁에서 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의 고속기동 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과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등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레이더파 추적 미사일, 피닉스 고스트 등 최신형 드론도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주역들이다. 반면, 러시아제 무기들은 스펙 상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중이다. 야포나 장갑차가 부품 및 타이어 불량으로 진창에서 허덕이는 장면도 보도되고 있다. 러시아 군수산업은 애초 비리의 온상으로 유명했다. 시장경제가 살아 있고 민간 기업들이 주축을 이룬 미국 군수산업과, 강력한 중앙 통제와 국영 기업이 지배하는 러시아와의 차이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한국도 군수산업은 다행히 민간 기업들이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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