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이어 페더러도 은퇴 선언..코트 떠나는 테니스 전설들
윌리엄스는 US오픈 통해 마지막 인사 건네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년 가까이 세게 최고 선수로 활약하며 남녀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던 두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와 로저 페더러(41·스위스)가 이달 나란히 코트를 떠난다. 윌리엄스가 앞서 US오픈을 통해 작별 인사를 건넸고, 페더러도 레이버컵을 은퇴 무대로 정했다.
페더러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3년간 부상과 수술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내 몸의 한계를 알고 있다"며 "테니스는 내가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더 관대하게 대해줬지만 이제 내 경력을 끝내야 할 때가 됐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은퇴를 발표했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레이버컵이 페더러의 마지막 남자프로테니스(ATP) 대회가 됐다. 2017년 창설된 레이버컵은 유럽 팀과 월드 팀이 맞붙는 대항전으로, 페더러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앤디 머레이(영국) 등과 함께 유럽 팀의 일원으로 참가한다.
'테니스 황제'로 불린 페더러는 한 시대를 풍미한 테니스 최고 스타다.
그는 ATP 투어 통산 1251승275패(승률 82%)를 기록, 1274승을 올린 지미 코너스(미국)에 이어 최다승 2위에 올라 있다. 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03차례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페더러는 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20승을 달성했다. 그는 윔블던에서 8회(2003~2007·2009·2012·2017년), 호주오픈에서 6회(2004·2006·2007·2010·2017·2018년), US오픈에서 5회(2004~2008년), 프랑스오픈에서 1회(2009년) 정상에 등극했다.
페더러의 메이저 남자 단식 우승 횟수는 나달(22승), 조코비치(21승)에 이어 뒤지지만 가장 먼저 20승 고지를 밟으며 이정표를 세웠다. 또 메이저 단식 경기 승수도 369승으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또 페더러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압도적 기량을 펼치며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이 기간 237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며 최장 기간 연속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팬들과 후원사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테니스 선수이기도 한 페더러는 지난달 포브스가 발표한 테니스 연간 수입 랭킹에서도 1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무릎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않았음에도 연간 9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페더러는 다시 코트로 돌아오기 위해 재활에 몰두했으나 끝내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자 은퇴를 결심했다. 그는 지난해 윔블던 8강에서 탈락한 후 18개월 동안 세 번이나 무릎 수술을 받은 바 있다.
페더러에 앞서 '여자 테니스 전설' 윌리엄스도 정든 코트와 작별했다.
윌리엄스는 1999년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 당시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테니스계를 새로운 시대로 이끌었다.
윌리엄스는 1999년 US오픈을 시작으로 호주오픈 7회(2003·2005·2007·2009·2010·2015·2017년), 윔블던 7회(2002·2003·2009·2010·2012·2015·2016년), US오픈 6회(1999·2002·2008·2012~2014년), 프랑스오픈 3회(2002·2013·2015년) 등 총 23차례 메이저 단식 우승을 이뤘다. 이는 여자테니스투어(WTA) 사상 2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이다.
또 올림픽에서 4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고 186주 연속 포함 319주 동안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2017년 딸을 출산한 윌리엄스는 다시 코트로 돌아왔지만 제2의 인생을 위해 테니스 라켓을 내려놓았다. 그는 지난달 패션잡지 보그와 인터뷰에서 "난 테니스를 정말 좋아하지만 이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며 "엄마가 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지금과는 다른, 그저 즐기는 세리나를 발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첫 메이저대 우승을 이룬 US오픈을 은퇴 무대로 삼았다. 마지막 불꽃을 태운 그는 1, 2회전을 통과했으나 3회전에서 호주의 아일라 톰리아노비치에 석패하며 현역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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