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철강·원전 지킬 '태풍 예방 투자'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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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 연휴 전, 제11호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폭우가 덮친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이동하려고 들어갔던 주민 7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설인 원전(原電)시설과 철강업체의 재해 위험성이다.
그중 하나가 해안에 인접한 원전 부지에 방벽을 태풍으로 인한 최고 해수면 높이까지 높여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감사원은 '원전안전실태 감사'에서 방벽 높이를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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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환 대진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국가수자원관리위원
지난 추석 연휴 전, 제11호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폭우가 덮친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이동하려고 들어갔던 주민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미약한지, 방재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힌남노로 인한 피해 사례 중, 포항 인명 참사에 묻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지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설인 원전(原電)시설과 철강업체의 재해 위험성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대개의 태풍은 남해안을 거쳐 동해 쪽으로 빠져나간다. 공교롭게 태풍이 지나치는 길목에 원전과 철강산업이 밀집해 있다. 부산에는 신고리 1호기를 포함해 고리·신고리 원전 6기가 위치해 있다. 경주에 있는 월성·신월성 원전은 모두 6기다. 철강업계 최대 규모 단지인 포항에는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울산에는 현대제철이 있다. 정확히 힌남노가 할퀴고 지나간 길목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태풍 힌남노 여파로 원전 가동에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6일 신고리 1호기의 터빈발전기가 멈추고 원자로 출력이 30%까지 급감했다. 한수원은 점검을 위해 원자로를 수동 정지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장조사를 했지만, 태풍과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변압 설비에 이상이 발생해 스위치 야드 차단기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지난 2020년 9월에 발생한 태풍 때에도 있었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고리 1∼4호기, 신고리 1·2호기, 월성 2·3호기 등 총 8기가 멈추거나, 출력이 급감했다. 변압 설비에 염분이 흡착돼 불꽃이 튀는 섬락 현상이 발생했다고 조사됐다. 이후 한수원은 단·중장기 개선책을 내놨지만 이번에 또 사고가 발생했다. 원전이야말로 기후변화로 재해의 규모가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특단의 재해 안전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해안에 인접한 원전 부지에 방벽을 태풍으로 인한 최고 해수면 높이까지 높여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감사원은 ‘원전안전실태 감사’에서 방벽 높이를 지적한 바 있다.
이번 태풍 피해 중 간과할 수 없는 사고는 포항지역 철강업체들의 화재 및 침수다. 포스코는 제철소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와 일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울산 현대제철은 공장이 일부 침수되고 11시간 동안 공장을 멈췄다. 동국제강도 일부 침수됨에 따라 생산 공정이 부분적으로 가동됐다. 제철 생산시설은 24시간 가동되므로 일시 가동이 중단될 경우 이를 재개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침수로 인해 포스코 압연 제품 생산 라인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피해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철강은 모든 산업의 기초 부품이어서 생산 중단은 회사의 막대한 손해뿐 아니라, 가격 상승과 수급 차질로 인한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이처럼 중요한 기간시설은 재해에 대한 통상적인 대책으로는 어림없다. 특히, 해안에 위치한 시설은 태풍 시기와 만조가 겹칠 경우 하천 범람과 해일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피해액이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25조 달러에 이르고, 우리나라도 최근 10년간 연평균 4000억 원이 넘는다. 복구도 중요하지만, 선 예방 투자로 방재 대책을 전환해야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국가 중요 기간산업 시설은 더욱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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