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 직전 지진활동 멈춘 아이슬란드 화산

이영애 기자 2022. 9. 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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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폭발 피해 최소화에 필요한 전조 현상 분석에 도움"
800년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2021년 3월 분화를 시작한 아이슬란드 파그라달스퍄들 화산. 아이슬란드대 제공

800년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지난해 분화를 시작한 아이슬란드의 파그라달스퍄들 화산이 폭발하기 전 지진활동이 오히려 멈췄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지진 활동을 화산의 전조 현상로 보는 기존의 이론을 뒤집는 결과다. 화산 분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전조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프레이스타인 지그문트손 아이슬란드대 지구과학연구소 연구원팀은 지난해 파그라달스퍄들 화산이 폭발하기 직전 지진 활동과 마그마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멈췄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9월 14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파그라달스퍄들은 아이슬란드 남서부 레이캬네스반도에 위치한 화산으로 지난 3000년간 200~300년간 분화하고 800~1000년간 휴지기를 갖는 패턴을 반복했다. 지난해 3월 19일 약 800년만에 화산이 다시 분화하기 시작했다.

"화산 분화 직전 지진 활동 오히려 감소했다"

화산 분화는 땅속에서 만들어진 마그마가 지표면을 뚫고 나오는 현상이다. 마그마가 솟아오르며 지각에 힘을 가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산이 분화하기 직전까지 지진 횟수가 증가하고 지반 변형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지난해 분화가 시작되기 한 달 전인 2월 24일부터 3월 중순까지는 지진 활동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분화 직전 며칠간 지진 활동과 지반 변형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그문트손 연구원은 "분화 직전에 지구 지각에 힘이 저장됐다가 한 번에 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진 활동이나 지반 변형이 줄어든다는 것은 마그마 분출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파그라달스퍄들 화산이 분화한 뒤 50일간 용암을 조사한 결과가 같은날 네이처에 별개 논문으로 발표됐다. 세문두르 할도르손 아이슬란드대 지구과학연구소 연구원팀은 분화 초기 단계의 용암은 주로 지각과 맨틀 경계면에서 만들어진 반면 분화가 진행되면서 분출되는 용암은 지하 더 깊은 곳에서 생성됐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공개한 것이다. 

이는 화산 아래 마그마 저장 구역이 기존에 예측한 것보다 더 넓을 수 있다는 뜻이다. 몇 주간 분화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서 생성된 마그마가 분출됐다는 것은 마그마가 짧은 시간에 빠르게 형성됐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잦아진 화산폭발...전조 현상 예측 중요해져

아이슬란드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화산 폭발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태평양 한 가운데 위치한 통가 부근 해저화산이 10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규모로 폭발했고, 지난해 5월에도 콩고민주공화국의 니라공고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 폭발은 인명피해를 낳거나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화산이 폭발할 때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황 가스는 성층권에서 황산구름을 형성해 기후에 영향을 준다. 일례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한 직후 화산재로 지구 표면에 닿는 태양빛이 2.5% 줄어들며 약 15개월간 전 세계 평균 기온이 0.6도 떨어진 적이 있다.

자연적인 기온 변동보다 훨씬 큰 폭의 기온변화는 작물 생산량에도 영향을 준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글로벌정책연구소는 2018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옥수수와 콩, 쌀, 밀 등 생산량이 평균 7%가량 줄었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화산 분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전조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모니터링·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하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마그마가 맨틀로 이동해 지각을 뚫고 분화하는 과정에서 단계별 징후를 감지해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지하 마그마를 지진파로 관측하거나 화산 주변의 해발 고도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화산 아래 마그마를 모니터링해 화산 분화 징후를 확인하거나 인공위성이 활용된다. 테레사 유바이드 호주 퀸즈랜드대 지구 및 환경과학부 박사후연구원팀은 2018년 레이저로 화산 깊숙한 곳에서 형성되는 결정을 분석해 화산 폭발 시기를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지하 30km 깊이의 마그마가 지표 쪽으로 움직일 때 만들어지는 결정을 판독해 화산 분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2월 인공위성 '나초스'를 띄워 대기 중 가스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나초스를 개발한 스티브 러브 로스 앨러보스 국립연구소 팀장은 "화산이 휴지기를 끝내고 지진활동이 나타나기 전 이산화황 가스를 내뿜을 수 있다"며 "이를 탐지해 화산이 폭발하기 전 폭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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