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박보검·지창욱이 한자리에, 절로 미소가 나올 수밖에('청춘MT')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9. 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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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MT', 김성윤 감독이라서 시도할 수 있는 콜라보 예능의 신세계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박서준, 박보검, 지창욱이 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모였다. 이름하여 <청춘MT>. 그런데 이들만이 아니다. 박서준과 함께 안보현, 권나라, 류경수, 이주영이, 박보검과 함께 김유정, 진영, 채수빈, 곽동연이 그리고 지창욱과 함께 최성은, 황인엽, 지혜원, 김보윤이 뭉쳤다. 이른바 <이태원 클라쓰>팀, <구르미 그린 달빛>팀 그리고 <안나라수마나라>팀이다.

어찌 보면 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건 김성윤 감독이다. 이 세 작품을 모두 연출한 감독. 감독 스스로도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결국 일이 커졌고, 캐스팅만으로도 티빙 오리지널 <청춘MT>는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이 됐다.

물론 이들이 출연한 작품들을 열렬히 애청했던 팬들이라면 <청춘MT>는 이들을 다시 보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성윤 감독은 이들이 각각 팀별로 만나는 장소를 드라마 촬영지로 정하고, 그곳에서 각각 팀장을 맡은 박서준, 김유정, 지창욱이 점심 식사로 제공된 용돈을 걸고 여러 촬영지 중 특정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팀원들을 찾는 게임을 했다. 그건 게임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일종의 리마인드 오프닝에 가까웠다. 그때의 그 드라마 속 풍경 속으로 다시금 걸어 들어가는 듯한.

그렇게 모인 각 팀들이 충남 보령에 마련된 MT장소로 이동해 한 자리에 모인 순간은 어색함과 설렘이 뒤섞인 묘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낯가리는 배우들이 다른 팀과 데면데면한 모습이라니. 하지만 팀을 뒤섞어 새롭게 팀을 짜고 저녁을 걸고 벌이는 게임을 통해 이들은 조금씩 친해지고 그 상황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구성으로만 보면 <청춘MT>는 <1박2일>류의 나영석표 복불복 예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정 장소에서 벌어지는 복불복 게임과 함께 지내며 벌어지는 케미들을 들여다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성의 익숙함을 뛰어넘게 해주는 건 다름 아닌 캐스팅이다. 복불복 게임을 하는 당사자들이 드라마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출연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 드라마의 출연 배우들을 한 자리에 그저 모아 놓는 차원을 넘어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세워 놓은 건 프로그램의 색깔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이태원 클라쓰>, <구르미 그린 달빛>, 그리고 <안나라수마나라> 모두 청춘들의 서사가 담긴 작품이라는 점이 그렇고, 거기 출연했던 배우들이 청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풋풋하고 씩씩한 이미지를 가진 점도 그렇다.

<청춘MT>는 이미 나영석 PD와 신원호 감독이 과거 <꽃보다 청춘>과 <응답하라> 시리즈를 엮어냈던 드라마와 예능의 콜라보가 최근 들어 또 하나의 예능 트렌드로 자리하게 됐다는 걸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뜻밖의 여정> 같은 윤여정이 아카데미상 시상자로 참여하기 위해 미국에서 체류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예능 프로그램이 그렇고, <해치지 않아>처럼 <펜트하우스>에서 악명을 떨쳤던(?) 엄기준, 봉태규, 윤종훈 배우들의 '이미지 세탁(?)'이 콘셉트인 예능 프로그램도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또 예능 프로그램이 먼저 방영되었지만 <공조2>에 출연했던 유해진과 진선규가 한 자리에 모여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캠핑 여행을 하는 <텐트 밖은 유럽> 같은 프로그램도 이러한 콜라보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즉 예능 프로그램이 한 때 드라마나 영화의 홍보로 잠깐 활용되던 차원에서 벗어나 이제는 콜라보를 통한 퓨전 콘셉트의 프로그램들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형식 실험 같은 도전적인 시도들이라기보다는 '캐스팅'에 힘을 실은 예능이라는 비판적 지적이 있지만, 요즘처럼 콘텐츠에도 팬덤이 생겨나고 있는 시대에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의 '멀티 유즈'는 당연한 선택으로 보인다. <청춘MT>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면서 무엇보다 '청춘'의 풋풋함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돋보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 안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들보다 그 사건을 접한 출연자들의 해맑은 면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프로그램. 찐 팬들이라면 절로 미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기획이 아닐 수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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