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아니스트 코롤리오프 "7살 때 바흐에 매료 끝없는 사랑 연주 원동력"

강진아 2022. 9. 16. 11: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바흐 스페셜리스트'...5년 만에 내한 공연
서울시향과 23일 무대...제자·아내와 함께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 (사진=Stephan Wallocha) 2022.09.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바흐를 연주할 때마다 저는 이 세상과 삶이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 흔치 않은 경험이지요."

이 시대 최고의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러시아 태생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73)가 처음 바흐를 만난 건 작은 전주곡 C단조였다. 7살이었던 그를 완전히 매료시킨 작품이었다.

19세에 이미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라이프치히 바흐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지적인 통찰과 예술성으로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 바흐 해석의 대가로 불리는 그는 바흐로 꽉 찬 프로그램으로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017년 첫 내한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오는 23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바흐 협주곡을 연주한다.

코롤리오프는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멋진 관객들을 위해 다시 연주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한국의 옛 유서 깊은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는 3대의 피아노가 놓인다. '코롤리오프 듀오'로 활동하는 아내 룹카 하지게오르지에바와 2007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제자 안나 빈니츠카야가 함께 오른다. 이번이 첫 내한인 빈니츠카야는 독일 함부르크 음대에서 코롤리오프를 사사했다. 코롤리오프는 1978년부터 함부르크에 거주하며 2015년까지 37년간 함부르크 음대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와 아내인 룹카 하지게오르지에바. (사진=Barbara Frommann) 2022.09.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6곡을 연달아 들려준다. 세 연주자는 '3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D단조 BWV 1063'으로 무대를 열고, 이후 혼자 또는 둘이 연주한다. 마지막은 셋이 다시 함께 '3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C장조 작품번호 1064'로 장식한다. 바흐 전기 작가 필리프 슈피타가 '가장 인상적인 바흐 기악곡 중 하나'라고 칭송한 곡이다.

코롤리오프는 "뛰어난 음악성을 지닌 피아니스트이자 멋진 실내악 동료들"이라고 두 사람을 소개했다.

북마케도니아 출신인 아내와는 그녀가 모스크바에 유학온 10대 때 처음 만나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1976년에 아내와 함께 결성한 '코롤리오프 듀오'는 그에게 즐거움이다. 레닌그라드 듀오 페스티벌, 예카테린부르크 국제 듀오 페스티벌 등에서 입상했고 슈투트가르트 뮤직 페스티벌, MDR 여름 음악제 등 여러 축제에 초청받았다.

"훌륭한 음악 작품을 함께 연주하는 건 큰 즐거움"이라며 "물론 (듀오라) 굉장히 열심히 연습해야만 하지만, 독주 연주도 마찬가지이지 않나. 저는 무대에 동료가 함께 있을 때 더 편안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 안나 빈니츠카야. (사진=Marco Borggreve) 2022.09.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세기 최고 작곡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죄르지 리게티(1923~2006)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만약 무인도에 단 하나의 음반만 가져갈 수 있다면, 나는 코롤리오프의 바흐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흐의 바로크 음악을 모던 피아노로 구현해내는 코롤리오프가 연주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건 뭘까.

"바흐의 건반악기 작품을 현대 피아노로 연주할 때는 아고기크(연주할 때 엄격한 템포나 리듬에 미묘한 변화를 주어 다양한 색채감을 나타내는 방법)를 너무 과하게 넣지 않으면서 음색을 통해 프레이징(음악에서 연속되는 선율을 악구 단위로 분절해 연주하는 기법)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어요. 그러나 피아니스트는 페달을 과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죠."

바흐 외에도 다양한 곡들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저는 사실 베토벤이나 슈베르트 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좋아한다. 쇼팽, 드뷔시, 프로코피예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작곡가인 스크랴빈, 메트네르,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이 담긴 새 음반도 내년 초에 발매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는 피아노로 말한다'는 그는 70대를 넘긴 지금도 음악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보였다. "음악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연주의 원동력이죠. 언젠가 연주 활동을 지속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그때에도 집에서라도 나를 위해 늘 음악을 연주할 겁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