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근무에 돌연 '쿵'…英 여왕 관 지키던 경비병 쓰러졌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을 지키던 경비병이 쓰러졌다. 사진=BBC 캡쳐

지난 8일(현지시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가운데, 이를 지키던 경비병이 철야 근무 중 쓰러졌다고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현지시각으로 15일 새벽 1시쯤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경비병 한 명이 여왕의 관을 지키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 장면은 추모객을 조문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송출하던 중 발생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됐다.

영상을 보면 검은 제복을 입은 이 경비병은 관 아래쪽 연단에 올라 긴 의례용 지팡이를 들고 서 있는데 몸을 이리저리 휘청거렸다. 그는 곧 의식을 잃은 듯 ‘쿵’ 소리와 함께 앞으로 완전히 고꾸라졌다. 쓰러지면서 모자가 벗겨져 그의 흰머리가 드러나기도 했다.

주변에 서 있던 경찰 2명과 관계자가 쓰러진 경비병에게 달려와 그를 일으켰다. 관을 지키던 다른 경비병과 왕실 근위병들은 이 같은 소동에도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미동 없이 서 있었다.

BBC는 경비병이 쓰러지자 생방송 화면을 잠시 전환했으나 이미 이를 목격한 네티즌들이 공유하면서 온라인상에 퍼졌다. 네티즌들은 “경비병이 무사하길 바란다” “머리가 바닥에 부딪혔는데 괜찮은 지 걱정된다” “그들(다른 경비병과 근위병)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지만, 그가 비틀거릴 때 부축이 필요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쓰러진 경비병은 곧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경비병은 스코틀랜드 왕실 경호부대인 ‘로열 궁수대(the Royal Company of Archers)’ 소속으로 전해졌다. 왕실 근위대와 런던타워 경비대 등은 홀 중앙의 관대에 올려진 관을 24시간 지키고 있고, 경비대는 6시간씩 4교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을 지키고 서 있는 건 20분이다. 그러다 다음 조가 들어오면 교대한 뒤 40분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은 전날 영국 의회 건물 내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홀로 옮겨져 오후 5시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여왕의 관은 장례식 당일인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나흘 간 이곳에 안치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