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4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진짜 혁신일까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2022. 9. 16. 11: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

"하드웨어이기도 하고 소프트웨어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 사이에 있는 무언가입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의 스티브잡스 씨어터에서 아이폰14가 공개됐을 때 가장 화제를 모은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소개할 때 유독 다가온 설명이었습니다. 애플 측은 이번 아이폰14 프로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으로 ‘M자 탈모’ 형태의 노치(테두리) 자리에 새로 생긴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둘 중 하나에 한정되지 않는 무언가로 정의했습니다.

하드웨어 혁신의 틀을 깨다

기존에 아이폰 시리즈의 혁신을 논할 때 가장 많이 다뤄진 부분은 하드웨어의 혁신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베젤을 줄인다거나 테두리 컷팅을 다르게 한다든가 전면 카메라 부분 처리 등 하드웨어상의 혁신의 뚜렷하지 않으면 혁신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는데요. 특히 2017년 아이폰X 출시 당시 소개돼 아이폰 외형을 특징 짓게 된 노치의 경우 이용자들이 디자인을 두고 혹평을 했던 대표 사례입니다. 특히 전면 카메라가 있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도 없다보니 공간의 가용성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애플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사용자 경험의 역동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용자가 경험하는 앱 환경이나 활동에 따라 기본 형태인 얇은 알약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커질 수도 있고 이를 두 개로 쪼갤 수도 있게 된 겁니다. 현재 재생 중인 음악 앱이 알약 사이즈의 화면으로만 정보가 제공되다가 다른 음악을 재생할 때는 전체 화면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화면으로 바뀝니다. 이용자 경험에 따라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을 모두 새로 디자인해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해당 정보를 받아들이기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활성 화면을 조율하면서 여러 정보를 소화할 수 있게 합니다. 펀치홀 디자인을 채택해 디스플레이의 가용성을 높였고요. 이를 통해 모든 앱들이 작용하는 방식을 재설계해서 화면이 활성화되는 사이즈를 30% 가량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앨런 다이 애플 휴먼 인터페이스 부사장은 “다이나믹 아일랜드 자체가 여러 모양으로 유동적으로 확장하면서 명확히 정보를 전달하고 컨텐츠와 제어기를 표시한다”며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는 것도 특징"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프로와 기본 모델 선택 기준 뚜렷해져

기존에 애플의 제품 발표 때마다 일종의 허들로 작용했던 ‘혁신’의 틀을 애플이 사용자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들고 나왔다는 점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아이폰14 시리즈에서는 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을 가르는 기준도 명확해졌습니다. 아이폰14의 경우 기존의 노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고 프로 모델은 다이내믹 아일랜드 외에도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저전력 상태로 스마트폰이 항상 켜져 있어 기본적인 정보들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결국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과 정보들을 극대화해 이용하고 싶은 이용자들은 프로를 선택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기본 모델을 선택할 수 있어 선택의 기준이 카메라 성능 외에도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규 유입한 뒤 업그레이드 전략

애플이 고객 유입 전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 시리즈부터 신규 이용자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기본 모델은 신규 유입 이용자들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식으로 전략을 키워가고 있는 듯합니다. 애플워치의 경우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저가 모델인 애플워치SE를 구매한 고객의 80% 이상이 워치 첫 구매 고객”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러한 맥락에서 가격 정책도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 측은 이번에 가격을 정할 때 "지불가능성(Affordability)을 중시했다"며 “아이폰은 이제 생활에 필수적인 제품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래서 최대한 소프트웨어의 기능들을 개선하면서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 집중했다고 합니다. 특히 기본 모델은 a15바이오닉칩도 같은 칩을 사용하는 만큼 발열 부문을 개선해 성능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고 합니다.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는 한정된 자원으로 기능 극대화를 어떤 식으로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상단의 영상을 통해 여러분과 아이폰14 프로가 혁신인지 함께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