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등 국책은행 우량 여신, 시중은행으로 이관 검토 논란

김형섭 2022. 9. 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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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의 우량 거래처를 시중은행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언론보도로 특혜 시비가 제기된 가운데 산은이 관련 시나리오를 작성해 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산은의 '우량·성숙단계 여신 판별기준 시나리오' 문건에 따르면 산은은 전체 영업자산 243조7000억원 중 해외·투자 자산, 온렌딩, PF, 구조조정 등 이관이 곤란한 137조2000억원을 제외한 106조5000억원을 이관 가능한 영업자산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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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주영 의원, '우량·성숙단계 여신 판별기준 시나리오' 문건 공개
최대 18조3000억원 대기업 거래처 민간은행에 이관 시나리오
금융위 "정책금융 재정립 관련 실무자 아이디어…검토된 바 없어"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KDB산업은행 제공) 2021.03.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최근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의 우량 거래처를 시중은행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언론보도로 특혜 시비가 제기된 가운데 산은이 관련 시나리오를 작성해 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산은의 '우량·성숙단계 여신 판별기준 시나리오' 문건에 따르면 산은은 전체 영업자산 243조7000억원 중 해외·투자 자산, 온렌딩, PF, 구조조정 등 이관이 곤란한 137조2000억원을 제외한 106조5000억원을 이관 가능한 영업자산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산은은 신용도가 최고 수준인 알짜 회사만을 골라 최대 18조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자산을 민간은행에 넘길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세웠다.

해당 문건에서 산은은 기업 신용등급과 업력 등을 감안해 민간 이관대상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우량·성숙단계 여신 이관에 따른 3개 시나리오별 영향도를 분석했다.

시나리오1은 3년 연속 신용등급 AA이상, 업력 10년 이상, 상장사, 당행 거액여신 500억원 보유기업을 이관 대상으로 삼았다. 시뮬레이션 결과 8개 대기업과 10개 중견기업 등 19개사 여신이 이관 대상이며 여신 규모 5조3000억원 규모다.

시나리오2는 3년 연속 신용등급 AA이상, 업력 10년 이상으로 16개 대기업과 25개 중견기업, 14개 중소기업 등 87개사가 거래처 이관 대상이며 여신 규모는 9조7000억원이다.

18조3000억원으로 여신 이관 규모가 가장 큰 시나리오3은 신용등급 AA- 이상, 업력 10년 이상으로 33개 대기업과 94개 중견기업, 63개 중소기업 등 226개사가 해당된다.

산은의 시나리오에서 이관 대상으로 언급된 기업은 현대제철, LG유플러스, LG화학,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LG전자, 기아, GS칼텍스, SK하이닉스, 한화솔루션, CJ제일제당 등이 포함돼 있다.

윤석열 정부는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로 정책금융은 민간금융과의 중복을 최소화하고 미래투자와 혁신성장 지원에 집중한다는 그림을 그린 바 있다.

산은의 우량 여신 민간 이관 시나리오는 이같은 방향에서 수립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도 최근 산은을 비롯한 국책은행이 보유한 우량 기업 대출 계약 내용을 시중은행에 제공한다는 방안이 담긴 '우량기업 여신의 시중은행 이관 프로세스 확립' 문건을 작성한 바 있다.

이를 놓고 국책은행의 건전성을 훼손하고 시중은행에 대한 특혜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무책임하고 대책 없는 국책은행 우량여신 매각은 공공기관 민영화를 넘어 우리 경제의 안정성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국책은행은 민간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자금을 수혈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규모와 안정성이 떨어지면 국제사회에서의 우리나라 경제 안정성이나 신용도 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확인 결과 산은은 물론 기업은행에서도 IBK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전체부서를 대상으로 '정책금융 역할재편' 관련 문건 작성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나 산은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 금융위는 우량 여신의 민간 이관은 단순 아이디어일 뿐 실제로는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관련해 실무자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문건이며 현실성이나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돼 채택되지 않았고 윗선에는 보고조차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량 거래처를 넘긴다는 것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고 아무런 실체가 없다. 그런 정책이 실효성이 있을지도 회의적"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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