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양광 시장 중국 잠식"..정치권 관련 비리 설전 몰두
지난 5년간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국산 부품의 비중은 줄고, 중국산 부품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이 16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밸류체인을 이루는 태양광 모듈의 국내 제조 비율은 2017년 73%에서 올해 6월 기준 68%로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산 비율은 27%에서 32%로 5%포인트 올랐다.
태양광 셀(태양전지)의 경우도 2017년 40%였던 국내 제조 비율은 올해 6월 기준 35%까지 추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셀 비중은 52%에서 59%로 7%포인트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자국 내 태양광 공급망 강화와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한국은 2018년을 기점으로 폴리실리콘과 잉곳(폴리실리콘 원통형 덩어리), 웨이퍼를 생산할 기업이 모두 사라졌다. 사실상 국산 태양광 밸류체인이 끊겼다는 이야기다. 이 의원은 “태양광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중국산 장비의 국내 진출만 가속화되고, 국내 산업 기반은 오히려 위축됐다”며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사업 비리와 관련해 사법 처리를 언급한 것을 두고 여야가 연일 말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발하자 국민의힘이 “제발 저린 도둑”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태양광 비리) 수사 가이드라인 운운하며 제 발 저린 도둑마냥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전임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사업 비리와 관련, “국민 혈세가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사용됐다는 것이 참 개탄스럽다”며 “법에 위반되는 부분들은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 출근길 문답에서 태양광 사업 비리에 대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윤 대통령은 여전히 검찰총장”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리의 온상’이라고 정치 공세를 시작하니 윤 대통령은 ‘카르텔 비리’라면서 ‘정상적 사법 시스템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수사 개시를 선언했다”면서 “또다시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불법으로 못 박아서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대변인은 “에너지 정책이 곧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지만 윤석열 정부는 ‘원전 올인’ 정책으로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역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앞장서서 전 정부 탄압을 위한 수단으로 삼으니 앞으로 5년간 신재생에너지는 입도 뻥긋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변인은 “당장 삼성전자의 RE100 선언으로 많은 기업의 RE100 가입이 예상된다. 정부와 기업의 엇박자는 수출에 또 다른 문제를 노정시킬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탄압과 억압 대신 에너지 정책의 세계적 추세에 따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정권 5년간 (비리를) 몰랐다면 참담한 무능이고, 알고도 묵인했다면 지독한 부패”라며 “민주당은 국가 에너지정책마저 자신들의 ‘신부패 재생사업’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정상적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될 거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입장을 밝혔다”며 “수사 가이드라인은 오히려 민주당 정부의 특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너지 정책은 국가의 존폐가 달린 안보·경제 문제”라며 “곳곳에 드리운 이권 카르텔의 사기 행각을 걷어내는 게 안보정책이고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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