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윈윈한 현대사 토대로 교류·협력하면 세계 발전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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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이 서로를 인정하는 호혜적인 현대 한일관계사를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냉전 관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회 제주포럼 '조약의 프리즘을 통해 읽는 한일 역사 갈등: 공존의 길을 모색하며' 세션에서 '현대 한일관계의 성찰과 비전'이란 주제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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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한일병합은 조약으로서 무효"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한일 양국이 서로를 인정하는 호혜적인 현대 한일관계사를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냉전 관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회 제주포럼 '조약의 프리즘을 통해 읽는 한일 역사 갈등: 공존의 길을 모색하며' 세션에서 '현대 한일관계의 성찰과 비전'이란 주제발표를 했다.
정 명예교수는 이를 통해 "한일 간 역사문제에만 얽매이다가는 양국 모두가 세계사적 대전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 간 갈등과 대립은 언제나 존재했다"며 "그러나 2012년 이후 한일관계가 수직적·비대칭적 구조에서 수평적·대칭적 구조로 바뀌면서 상대방을 대하는 양국 국민의 의식과 행동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국 국민은 이때부터 역사문제에 대해서도 따질 것은 따졌고, 양국 정부도 이전 정부와는 달리 앞장서서 역사문제를 현안으로 제기하며 역사관의 충돌을 조장했다"며 "결국 2012년 이래 나빠진 한일관계는 지난 10년간 '냉전'으로까지 비화했다"고 진단했다.
정 명예교수는 이 같은 한일 냉전 시대를 극복할 방안 중 하나로 호혜적인 현대 한일관계사 정립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은 불행한 과거 때문에 일본을 원망했지만, 따라잡아야 할 모범으로 여기고 절치부심하며 실력을 쌓아 국교 재개 50년 만에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일본은 그 기간 한국과의 교역에서 5천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거두는 등 양국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윈윈(win-win)의 길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한일 양국은 현대 한일관계 성취를 평가하는 데는 매우 인색하다"며 "양국이 이러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교류·협력하면 세계 문명 발전에 훨씬 더 기여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조약에 의한 병합이라는 기만: 한일조약 제2의 유일하고도 정당한 해석을'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이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대한민국과 일본 간의 기본 관계에 관한 조약'(이하 한일기본조약)의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새 시대를 향해 발을 내디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루키 명예교수는 "1965년 한일 양국이 다시 국교를 맺으며 체결한 한일기본조약 제2조에는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 체결된 모든 조약과 협정이 이미 무효(already null and void)임을 확인한다'라고 기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조항은 한일합병 조약의 무효 확인을 명문화하기 위해 추가된 조항이지만, 일본은 부사 'already'(이미)의 시점을 1948년 한국 정부 수립 때로 해석하며, 여전히 한일병합 조약에 따른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병합은 한국 측 희망과 요청에 따르는 형식을 빌렸으나 일본군이 한국을 점령하며 한민족 의지에 반해 힘으로 강요돼 체결된 선전용 문서로, 조약으로서 무효"라며 "이에 따라 일본 측 주장과 달리 'already' 삽입 여부와 관계없이 한일병합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정책실장은 '한일 역사문제의 본질과 현황'이란 주제발표를 했으며,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와 이병택 동북아역사재단 국제관계와 역사대화연구소 소장이 한일관계 해법 등에 대해 토론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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