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대한 시진핑의 미적지근한 지지..푸틴 '고립무원' ?

김정률 기자 2022. 9. 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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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정상 7개월만 상봉했지만 '우크라' 문제 견해차 뚜렷
푸틴, 개전 이후 처음으로 中과 인식차 인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대면 회담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통해 약 7개월만에 극적 상봉했지만 푸틴 대통령의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평가다.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고립무원만 가속하는 모습이다.

두 지도자는 표면적으로는 양국 간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공동의 적인 미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양국간 견해차를 드러내는 등 두 강대국간 공조가 예상보다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양국간 인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중국 친구들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는 이 점에서 당신의 질문과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완전히 승인하지 않았음을 시인할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양국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는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 지난주 우크라이나 북동부에서 패배하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국제사회 파트너인 중국이 지원이 부족하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군은 5개월 만에 점령한 영토보다 일주일 만에 더 많은 영토를 잃은 채 집단 철수하고 있다. 앞서 CNN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는 전망하는 등 러시아의 전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그동안 중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서방이라며 러시아에 '립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이런 논조의 발언을 반복하지 않았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제한없는 " 파트너십을 선언한 것과 비교했을 때 다소 냉담하다고까지 볼 수 있다.

NYT는 중국의 미온적인 지지와 7개월이나 끌어온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 대통령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한다고 했다.

세르게이 라드첸코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는 NYT에 푸틴 대통령은 스스로 서방과 단절해 중국과의 영향력을 현저하게 약화시켰다고 했다.

라드첸코 교수는 푸틴 대통령은 중국 외에는 의지할 곳이 없다면서 하지만 중국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가장 중시한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는 그동안 중국과 다른 비서방 국가들과 경제·정치적 유대를 긴밀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월 정상회담에서 제한없는 파트너십을 선언한 이후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이견을 공개적으로 암시하는 것을 피하려 했으며, 중국은 러시아의 침략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등으로부터 공격받았다.

알렉산더 가부에프 카네기 모스크바센터 선임연구원은 FT에 "시 주석은 아마도 우리는 정말 이 전쟁을 끝내기를 바란다. 이것은 세계 경제에 파괴적이고 당신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등의 몇 가지 우려를 전달했을 것이며 푸틴 대통령은 이에 반응했을 것"이라고 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중국 전문가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난 6개월간 중국을 우크라이나전에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상하고 극명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나이젤 굴드-데이비스 러시아·유라시아 담당 선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에도 달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이 전쟁은 중국과 러시아에 새로운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 라자랏남 국제학연구소(RSIS)의 라파엘로 판투치 선임 연구원은 "에너지 시장과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국인들이 열광하지 않는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며 "이것은 그들(중국)에게 매우 부정적인 것"이라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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