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지역맞춤형 일자리사업으로 약국행정사무원 됐어요

2022. 9. 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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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언제 엄마 껌딱지였나 싶게 엄마 보기를 돌같이(?) 한다.

하교 후 아이가 돌아올 시간에 내가 외출이라도 한다고 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그녀가 경단녀의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일하는 여성이 된 데는 인천미추홀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된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약국행정사무원 양성과정' 덕분이었다.

친구도 수료 후 바로 지역의 약국에 취업을 했고 동기(?) 대부분이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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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언제 엄마 껌딱지였나 싶게 엄마 보기를 돌같이(?) 한다. 하교 후 아이가 돌아올 시간에 내가 외출이라도 한다고 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이럴 때면 ‘내가 왜 뭐 때문에 일을 그만 뒀나?’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작년부터 작게나마 내 일을 시작했고 이래저래 ‘내 이름’을 걸고 소소하게 하는 일이 있어 다행이지, 내가 정말 전업주부였다면 얼마나 허전하고 쓸쓸했을까. 

여성들의 경력단절 사유는 단연 육아가 꼽힌다.(출처=통계청)

한 때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지만 지금은 ‘애 엄마’가 된 친구들이나 선후배들도 떠들썩하던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일상을 되찾으면서 슬금슬금 내 일을 갖고 싶어 한다. 이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이는 얼마 전 약국행정사무원이 된 친구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IMF의 직격탄을 맞은 학번으로 계약직을 전전하다 결혼과 출산 후 경단녀가 되었고 무려 13년 만에 다시 사회의 일꾼이 된 것이다. 

그녀가 경단녀의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일하는 여성이 된 데는 인천미추홀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된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약국행정사무원 양성과정’ 덕분이었다. 10여 년 이상 주부로만 살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막막했던 그녀는 부지런히 지역의 여성 재취업 프로그램을 알아봤고,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학생이라도 된 듯 설레는 마음으로 약국행정에 대한 기초상식, 전산교육 및 현장실습까지 마친 후 지금은 어엿한 약국행정사무원 3개월 차가 된 친구. 지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하루 4시간씩 근무하고 있지만 경력이 쌓이면 대형약국으로 진출할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친구가 교육받은 약국행정사무원 양성과정 홍보지.(출처=인천미추홀여성인력개발센터)

 

2006년부터 지역 및 산업별 특성에 맞는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 개발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일자리 사업을 제안하면 고용노동부에서 사업을 선정해 사업비를 지원하는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는 취업으로 원활하게 연결되는 것이 큰 장점이다. 친구도 수료 후 바로 지역의 약국에 취업을 했고 동기(?) 대부분이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5~54세 기혼여성 대비 경단녀 비율은 2017년 20%에서 2021년 17.4%로 줄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생산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25~54세의 핵심노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45.3%로 이미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또 앞으로 40년 이내에는 우리나라 핵심노동인구의 감소세가 OECD 가입 회원국 중 가장 두드러져 해당 연령층의 고용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한다. 때문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가 핵심노동인구 비중을 유지할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핵심노동인구는 오는 2047년부터 OECD 국가 중 가장 낮을 전망이다.(출처=한국경제연구원)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약국에서 일한지 3개월 차인 친구는 벌써부터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주기 바쁘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에겐 전에 없이 활기가 돈다. 그 이유가 단순히 돈을 벌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출근을 하기 위해 거울이라도 한 번 더 보고, 나 스스로에게 신경을 쓰면서 다시금 자신을 돌보기 시작한 덕분은 아닐까. 

비록 젊은 시절의 나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열정만 있다면 나를 새로운 길로 이끌어줄 프로그램은 차고 넘친다. 늦은 때는 없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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