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내각 지지율 32% '최저'..한달만에 12%p↓·첫 데드크로스

내각 출범 일 년도 안 돼 위험지대 근접..아베 국장·통일교 유착 반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일본 의회 폐회 중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과 관련해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이 32%로 집계, 작년 10월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지지율 30%는 행정부 관리가 어려운 '위험지대'로 평가된다.

내각 지지율은 특히 한 달 사이 12%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반대 여론 및 집권 자민당과 통일교 간 유착 논란이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사통신이 지난 9~12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전월 대비 12%p 감소한 32.3%로 급락했다.

내각 반대 응답은 같은 기간 11.5%p 증가한 40%로 나타났다. 내각 출범 후 처음으로 반대율이 지지율을 웃돈 것이다.

지지율 급락 배경으로는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장례를 국장으로 밀어붙인 것에 대한 반발 여론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반대 의견은 51.9%에 달했으며, 찬성은 25.3%에 그쳤다.

자민당과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관계에 집중된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하다. 이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은 74.2%에 달했으며,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은 불과 5.5%였다. 기시다 총리의 통일교 문제 대응도 응답자의 62.7%가 부정 평가했다.

이번 여론조사가 실시된 시기는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대해 국회에서 설명하고, 자민당이 소속 국회의원과 통일교 간 접점에 관한 점검결과를 공표한 직후였다.

코로나19 대응 부정평가는 전월 대비 3.8%p 감소한 36.%, 긍정평가 35.8%로, 이번 지지율 급변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복수 응답 가능)에서도 △다른 적당한 사람이 없어서가 12.5%로, △총리를 신뢰한다 6.9% △인상이 좋다 6.8% 등 긍정적 이유를 압도했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복수 응답)는 △기대가 없다 23.7% △리더십이 없다 15.7% △정책이 안 된다 14.6% 등 일색이었다.

내각 지지율은 30%부터 위험구간으로 분류된다. 위험구간에서 반등하지 못하면 총리의 구심력 저하를 걷잡을 수 없어 정권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게 일본 정치권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불만이 엿보인다. 자민당의 정당 지지율은 22.4%로, 전월 대비 1.9%p 줄었다.

반면, 연립 여당을 이루는 공명당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0.6%p 증가한 3.4%로 나타났다. 같은 우익 성향의 제3당 일본유신회 지지율은 3.4%, 국민민주당 1.3%였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은 4%로, 같은 기간 0.8%p 감소했다. 이 밖에 공산당 2.3%, 레이와신센구미 0.7%, 사민당 0.2%, 대안우파 참정당은 0.7%, NHK당 0.2%였다.

이렇게 주요 정당의 지지율이 저조한 반면, '지지정당 없음' 응답은 무려 59.1%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유효 회수율은 61.9%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8일(현지시간) 도쿄 자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속 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179명이 통일교와 접점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스가 정권 말기 기시감" vs. "국장 이후 정책으로 돌파"

이처럼 처참한 여론조사 결과에 자민당 내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모리야마 유 자민당 선대위원장은 모리야마파 회합에서 "지지율이 매우 엄격한 상황이 됐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2층파 간부는 "스가 (요시히데) 정권 말기와 비슷하다"고 한탄했다.

기시다파 한 중진도 "역풍을 체감한다"고 했다.

총리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정치권 내 불만도 강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예를 들어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은 우정 민영화, 아베 내각은 아베노믹스와 개헌을 내세워 구심력을 유지한 게 장기 집권 비결이었다.

그런데 기시다 내각은 '새로운 자본주의'를 간판에 내걸었지만, 정작 이게 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는 것이다.

공명당 한 간부는 "정권의 기둥이 없다"며 "모두 대증요법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와 관련, 자민당 한 관계자는 "국장이 끝나면 비판은 진정된다"며 "정책으로 결과를 내면 지지율은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15일) 기시다파 회합에서 내달 임시국회 소집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내외에 과제가 산적, 긴장감을 갖고 임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향후 종합경제대책을 논의할 임시국회가 기시다 정권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야마구치 나츠오 공명당 대표는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성실하게 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출범 11개월 만에 지지율 위험지대 30%.에 근접,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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