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대상 비타민C 정맥주사 효과, 과학적 근거 부족"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국과학기자협회 발표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온라인 미디어에서 확산되는 건강정보의 과학적 근거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립성 비대증 완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쏘팔메토 추출물'과 암 환자에게 보조제로 투여되는 '비타민C 정맥주사'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15일 국민이 궁금해하는 온라인 미디어상의 건강정보에 대한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정보의 과학적 근거를 확인해본 결과 쏘팔메토 추출물은 전립선 비대증에서 임상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고, 비타민C 정맥주사의 항암효과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보건의료연구원과 과기협은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운영하는 대국민 참여기구인 '국민참여단'과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건강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전문가 검증을 거쳐 과학적 근거를 확인했다.

이 과정을 통해 쏘팔메토 추출물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결론을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쏘팔메토 추출물은 톱야자나무의 열매 추출물로 전립선 세포의 증식속도를 둔화시켜 전립선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쏘팔메토 추출물을 복용했을 때 최대 소변 속도와 밤에 소변을 보는 횟수에서 일부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전립선 증상 점수, 전립선 크기, 잔뇨량 개선 등 임상적 의미가 있는 결과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암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C 정맥주사의 효과 또한 찾을 수 없었다. 비타민C 정맥주사는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일부 의료현장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보조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존 항암 효과가 확인된 유방암의 경우 항암제와 비타민C 정맥주사를 함께 투여했을 때 생존기간이 늘어났지만,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경우 생존기간에 차이가 없었다. 비타민C 정맥주사가 일률적으로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리거나 종양 반응률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기에 근거가 부족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쏘팔메토 추출물과 비타민C 정맥주사의 안전성은 입증됐다. 기존 쏘팔메토 추출물은 부작용으로 사정 장애, 발기부전 등 성기능 관련 부작용과 두통, 어지럼증 및 설사, 위장 장애 등이 확인됐는데 대부분 경미해 회복이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타민C 정맥주사도 두통, 어지럼증 등 일시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독성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근거를 확인했다.

이번 검증 결과는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용어를 순화한 대국민 정보안내문으로 공개됐다. 검증 결과 보고서는 보건의료연구원 누리집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한광협 보건의료연구원 원장은 "온라인 미디어의 발전으로 국민이 쉽게 건강정보를 찾을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지속적인 건강정보 모니터링과 검증 노력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건강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연구원과 과기협은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건강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전문가 검증을 거쳐 과학적 근거를 확인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제공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