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플로리다주도 동부 민주당지역에 이민 실은 항공편 보내

차미례 2022. 9. 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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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드산티스주지사, 텍사스 ·애리조나주에 이어 이민 수송 나서
해리스부통령 연고지 매사추세츠등 "피난처 도시"마다 대거 수송

[마이애미(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플로리다주에서 기자회견하는 론 드산티스 주지사.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지지해온 그는 최근 도착한 국경의 이민신청자들 수 백명을 항공기 편으로 매사추세츠주의 민주당 인사 주거지까지 이송했다.

[에드가타운( 미 매사추세츠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텍사스주를 비롯한 공화당 주지사들이 아무런 예고 없이 워싱턴 D.C.와 뉴욕 등 민주당 우세 지역에 이민들을 버스로 이송하는 가운데 플로리다주지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집이 있는 매사추세츠주의 한적한 부촌에까지 이민들을 수송하고있다.

이는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지사들이 뉴욕 워싱턴 시카고에 몇 달 째 이민들 수 천명을 버스편으로 실어보내던 것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바이든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트럼프 지지 세력들이 친이민적인 '피난처 도시'들을 향해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플로리다주의 론 드산티스 주지사는 한술 더 떠서 14일 매사추세츠의 보스턴 남쪽 지역인 마사스 비냐드 (Martha's Vineyard)에 2대의 항공기까지 파견해 비판자들로부터 정치무대의 비인간적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드산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의 집이 있는 마사스 비냐드에 주로 베네수엘라 출신의 이민들을 보냈다. 이들은 이 곳에서 주거지와 식사, 건강진단 등을 제공 받고 취업에 관한 정보 등도 얻고 있다.

보스턴 근교 휴양지 섬인 이 곳에는 관광객들이 아닌 거주민들 가운데 블루칼러 공장노동자들의 비율이 높아서 표면적으로는 이민들의 도착을 큰 마찰 없이 잘 수용하고 있다.

이 곳 주민센터의 운영자 엘리자벳 폴카렐리는 배낭과 짐가방을 가진 48명의 베네수엘라 이민들을 영접해서 서류 수속을 도와주고 있다. 이민들은 이곳 주민센터가 발급한 안내서가 든 빨간 색 서류철을 손에들고 있었다.

거처를 마련하는 게 "엄청난 난제"이기는 하지만 포르카렐리는 " 이민들에게 거처와 일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민자들은 무료 변론과 수속을 도와주러온 자원봉사 변호사와 구호인력들을 만나면서 15일 임시 숙소의 포치에 모여 앉아있거나 몇 명씩 축구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정착의 성공을 기원하는 주민들이 기부 물품을 가져다 놓았고 자원봉사자들이 무슨 일이든 돕겠다며 등록에 나섰지만, 이민에 대한 항의 시위 같은 건 없었다.

라틴아메리카 시민연맹의 도밍고 가르시아 회장은 텍사스주가 워싱턴으로 보낸 이민들은 "(목적지를) 모르고 속아서 왔다"고 주장했지만 AP통신이 확인한 결과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 정부의 관리들은 이를 부인했다.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주지사도 마사스 비냐드에 보낸 항공기 두 대는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목적지까지 수송해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의회도 " 이 불법적인 외지인들"을 주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무려 1200만달러 (167억 4960만 원)의 항공비용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드산티스 주지사 사무실은 이민들이 어디에서 항공기에 탔는지, 어떻게 설득해서 이동에 동의하게 했는지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매사추세츠주의 줄리안 시르 상원의원은 '비냐드 가제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민 비행기 한 대는 텍사스주의 샌 안토니오에서 왔다"면서 플로리다주의 땅을 밟지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샌 안토니오를 출발한 비행기 한대가 플로리다주 크레스트 뷰,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샬럿을 거쳐서 마사스 비냐드에 온 것으로 밝혀졌다.

[마사스 비냐드( 미 매사추세츠주)=AP/뉴시스] 플로리다주가 비행기편으로 공수한 중남미 이민들에게 9월 15이 마사스 비냐드 교회앞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매사추세츠주의 자원봉사 주민들.

텍사스주에서 보낸 이민버스 두대도 15일 아침 해리스부통령의 저택이 있는 미 해군 관측소 앞에 이민들 100여명을 내려놓았다. 이들은 콜롬비아, 쿠바, 가이아나, 니카라과, 파나마, 베네수엘라 출신의 이민들이다.

그렉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남부 국경지대에 있는 우리들의 이민위기를 계속해서 무시하거나 부인하고 있다. 이민은 텍사스지역을 벌써 2년째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수 십억 달러의 주민 혈세를 국경 안전을 지키기 위해 쏟아 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이후 7900명의 이민을 워싱턴에 보냈고 나중에 2200명을 뉴욕에, 300명을 시카고에 추가로 보냈다. 더그 듀시 애리조나주지사는 5월 이후 1800명의 이민을 워싱턴 시로 이송하면서 이민들에게 이 여행이 무료이며 자발적인 것이라는 각서에 서명까지 받았다.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에서 " 아이들과 무고한 가족들을 알지도 못하는 곳에 강제 이송하는 잔인하고 고의적인 정치 스턴트"라며 애벗 주지사를 비난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멕시코 국경에서 약 200만명의 불법이민들을 적발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50%나 증가한 숫자이다. 미국 정부는 팬데믹시대 방역 규칙에 따르 이들 대부분을 본국으로 강제 귀국 시키기가 어려워 상당수에게 미국에 머물면서 이민 심사 재판을 받도록 허용하고 있다.

남부 공화당 우세지역 주지사들은 국경지대 주들이 이민들을 동부로 보낸 것에 환호하며 이를 기뻐하고 있다. 드산티스는 대변인을 통해 트위터에 " 매사추세츠주가 남부 국경지대 주와 같은 이민 수용지역에 합류한 것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기초한 스티븐 밀러도 마사스 비냐드에 "몇 백 만명의 이민"을 더 보내서 인구 1만 5000명의 이 섬을 "현대의 에덴 동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미국 UCLA대학교의 이민법 이민정책연구소 부소장 탈리아 인렌더는 이에 대해 이번 매사추세츠행 이민 비행기는 "불법 외지인"만을 추방하도록 하는 플로리다주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 사람들은 불법적인 존재가 아니다. 어쨌든 국경 레이더 망 안으로 불법 비행한 것은 아니지 않나"하고 그녀는 반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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