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차관, EDSCG 앞두고 美 민·관 핵심 연쇄회동(종합)
"강화되고 구체화된 북핵 대응 방안 마련 한목소리"
(서울·워싱턴=뉴스1) 허고운 박응진 기자 김현 특파원 =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한미 외교·국방(2+2)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앞두고 미국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의회, 학계 주요 인사를 만나 한미동맹과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논의했다.
16일 외교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EDSCG 참석차 방미 중인 조 차관과 신 차관은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 있는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을 가졌다.
조 차관과 신 차관은 우선 한미 정상 간 합의 사항인 EDSCG 조기 재가동을 위한 미국 국가안보실(NSC)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이어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등 엄중한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확장억제 실효성과 한미 간 관련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굳건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차 확인하고 "16일에 개최되는 EDSCG 회의에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안들이 협의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답했다.
'확장억제'는 미국의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됐을 때 미국 측이 자국 본토에 대한 위협·공격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지원하는 개념을 말한다.
두 차관은 또 최근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리나라의 우려와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서명한 IRA엔 북미 지역에서 생산한 배터리 및 핵심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 만든 전기자동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업체가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차의 경우 현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 상황이다.
조 차관은 면담 이후 취재진과 만나 "이번 EDSCG 개최를 통해 한층 강화되고 구체화된 (북핵)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백악관 차원의 지지와 높은 관심을 재확인했다"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차관급 대표단을 직접 만난 것 자체가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라고 자평했다.
조 차관은 1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웬디 셔먼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회담을 갖고 한미관계와 북한·북핵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차관과 셔먼 부장관은 회담에서 한미동맹이 군사·안보 분야를 넘어 경제안보·기술 동맹이자 명실상부한 지역·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본격 진화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미가 각급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음을 평가하고, 내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조 차관과 셔먼 부장관은 포괄적 글로벌 전략동맹으로의 발전은 한미 간 튼튼한 안보 협력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EDSCG 등을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제고할 수 있는 구체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이들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미측은 우리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으며, 양측은 북한의 도발 중단 및 대화 복귀를 견인하기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 차관은 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개편 내용 상 차별적 요소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하며 미 행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고, 한미는 이와 관련해 외교 당국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조 차관은 한미 외교차관회담에 이어 로버트 말리 미 이란 특사를 면담, 이란핵합의(JCPOA) 복원 협상 등 이란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말리 특사는 우리의 공조와 역할에 사의를 표하며, 이란핵합의 협상 동향 및 미 측 입장을 공유했고, 조 차관은 협상 복원 노력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신 차관도 같은 날 캐슬린 힉스 미 국방부 부장관과 만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대북정책 공조, 지역 협력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최근 북한 동향을 공유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연합방위태세를 확고히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구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국방차관은 EDSCG가 기존의 관련 협의체들과 유기적으로 운영돼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서, 동맹의 능력을 더욱 강화하는 지속 가능한 협의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외교·국방차관은 미 행정부 외에도 국회와 학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우리 외교 정책을 소개하며 협조를 구했다.
조 차관은 15일(현지시간) 스티브 샤벗 미 하원 외무위원회 아시아·태평양·중앙아시아·비확산 소위원회 간사 및 지미 고메즈 하원의원과 각각 면담했다.
조 차관은 한미동맹에 대한 미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에 사의를 표하고, 두 의원에게 EDSCG를 통해 확장억제 실효성 방안을 포함한 포괄적인 대북 억제 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데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두 의원은 조 차관이 설명한 한미동맹 발전 방향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고, "IRA에 대한 우리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한국과 계속 긴밀히 협의하면서 가능한 해소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차관은 15일(현지시간) 미 주요 싱크탱크 소속 전문가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우리 외교정책 및 한미동맹 발전 방향, IRA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오찬에는 니라브 파텔 아시아그룹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여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 스콧 슈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같은 날 신 차관은 조 윌슨 미 하원의원을 만나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한 의회 차원의 관심을 부탁했다. 윌슨 의원은 미 연방 의회 내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이다.
신 차관은 윌슨 의원이 최근 하원 본회의를 통과한 2023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반영되도록 노력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윌슨 의원은 앞으로도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미 의회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9일 발표한 '핵 무력 정책'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신 차관은 미국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방문해 핵폭탄 장착이 가능한 B-52 전략폭격기 등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하는 미 전략자산을 직접 확인했다.
미국 측은 이번 EDSCG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되게 우리 대표단이 현장에서 미 전략자산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번 방문에는 미 국방부 비핀 나랑 우주정책 수석부차관보, 싯다르트 모한다스 동아시아부차관보, 리처드 존슨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 부차관보 등 확장억제를 담당하는 미 고위 인사들이 함께 했다.
신 차관은 미국 측으로부터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하는 미 전략자산의 능력과 운용체계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B-52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과 저위력핵무기의 종류·운용·제원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미국 측 인사들은 "미국이 가진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활용해 대북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확장억제 공약은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정부·학계 등 전방위 일정을 소화한 조 차관과 신 차관은 16일(현지시간) EDSCG 회의에 함께 참여한다. 미 측에서는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과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이 수석대표로 나선다.
이번 EDSCG에서는 한미 간 정보공유, 공동기획, 위기협의, 전략자산 전개, 연합연습, 전략적 소통 등 대북 확장억제의 신뢰성과 실효성 강화에 방점을 둔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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