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204일, 우크라 숨고르기..러, 전방위 공세 시도(종합)

김태규 2022. 9. 16. 09: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동부 루한스크 참호선 구축한 러…우크라 동부 진격 더뎌
러군, 하르키우 공세…쿠퍈스크·이지움 등 공격 12명 부상
남부 크리브리흐 댐 추가 공습…"우, 헤르손 진격 지연 목적"
이지움 440여구 집단매장지 발견..젤렌스키 "러, 전범 책임 물어야"
체첸 수장 "러 각지에서 1000명 이상씩 병력 자율 동원 필요"

[크리비리흐=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리비리흐에 있는 댐과 양수장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되면서 도시 일부에 홍수가 발생, 구조대가 홍수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현지 관리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인 이곳 수자원 관리 시설이 공격받아 댐이 터지며 홍수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2022.09.15.

[서울=뉴시스]박준호 김태규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4일째인 15일(현지시간)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탈환에 나선 우크라이나 군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러시아 군은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주(州) 사수를 위해 참호를 파는 등 방어선을 깊게 구축했다. 이와 함께 북부·남부 지역에 간헐적인 공세를 펼쳤다. 특히 남부 크리브리흐 인근 댐에 추가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CNN,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순항 미사일 8발이 남부 공업도시인 크리비리흐 인훌레츠 강변의 수자원 관리시설을 파괴해 대규모 홍수를 일으킨 지 반나절 만에 또 다른 러시아 미사일이 크리비리흐를 재차 타격했다.

올렉산드르 빌쿨 크리비리흐 군정청장은 "러시아군이 수력시설을 겨냥해 추가로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며 "산업현장을 강타해 파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크리브리흐는 인구 65만의 남부 공업 도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크리브리흐에는 헤르손 상수원인 인훌레츠강이 존재한다. 러시아는 전날 크리브리흐 인근 댐에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

총 3억t에 이르는 강물이 흘러넘치면서 주택 112채 등 마을이 물에 잠겼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마을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크리비리흐 수력 시설물 공격을 두고 "전쟁 범죄"이며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쿨레바 외무장관은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패배한 러시아 겁쟁이들은 현재 우리의 중요한 인프라와 민간인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러시아는 테러 국가이며 그렇게 인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러시아 군이 크리브리흐 댐에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군의 헤르손 반격을 멈추려는 시도"라며 "인훌레츠 강을 범람시켜 아군이 설치한 부교가 파괴됐다"고 풀이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에 내준 하르키우 지역 여러 곳에 공습을 감행했다.

올레그 시네구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러시아 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하르키우, 쿠피얀스크, 이지움 지역의 민간인 거주 빌딩을 겨냥해 공습을 감행했다"며 "여러 채 건물이 파괴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쿠피안스크=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에서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군의 비상식량을 조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동부의 교통 중심지 쿠피안스크를 탈환했다. 2022.09.15.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키로보흐라드주의 기반시설을 겨냥한 미사일도 함께 발사했다. 안드리 라이코비치 주지사는 "페트로브 마을 주변에서 이번 공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방공시스템은 로켓 하나를 격추시킬 수 있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주에서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가 점령한 루한스크주는 불행하게도 하르키우주에서 볼 수 있는 신속한 해방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가 15일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그들은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스바토바와 트로이츠케에 참호를 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루한스크 지역을 포함한 여러 방향에서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며 "'하르키우 시나리오'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현재 교도소에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지역을 위해 열심히 싸워야 할 것이다. 러시아는 방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뢰 위협이 지속되고 많은 지역이 여전히 전기를 공급받지 못함에 따라 하르키우 지역의 해방된 영토를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을 계속 했다.

올레그 시네구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쿠피안스크 지역에서 지뢰 폭발로 54세 남성이 부상을 입었고 민간인이 폭발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시네구보우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지뢰 제거가 완료될 때까지 해방된 지역으로 서둘러 돌아가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시네구보우 주지사는 "현재로서는 지뢰제거가 최우선 과제"라며 "특히 전력선, 도로 및 생명유지시설의 지뢰를 제거하여 전기가 없는 곳에 전기를 복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시와 하르키우주 내 인구 밀집 지역에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시네구보우는 전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포격으로 하르키우주 볼첸스크시의 건물 5채가 손상됐다.

[이지움=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우크라이나 병사가 파괴된 다리 위에 서 있다. 2022.09.14.

아울러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베리슬라보 지역 대부분이 러시아의 통제 하에 있었지만 드니프로 강에 있는 노보보론초프카를 포함한 몇몇 마을들은 해방됐다고 드미트로 슬리브첸코 베리슬라보 시의회 의장이 전했다.

전쟁 전에 이 지역에는 6500명의 주민들이 있었지만, 인구는 겨우 400명으로 줄었다고 슬리브첸코 의장이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미 해방된 마을과 집으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점령자들의 포격이 여전히 때때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괴된 집을 수리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통제하는 베리슬라보에서는 가스가 없고 전기가 간헐적으로 들어오지만 병원은 여전히 문을 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경비대는 최근 해방된 하르키우주의 쿠피안스크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7일 동안 지하실에 갇혀있던 5명의 10대 청소년들을 구출했다. 소녀 4명과 15세에서 17세 사이의 소년 1명인 이 10대들은 모두 같은 교육기관의 학생들이다. 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아무런 설명 없이 그들을 지하실에 가뒀다고 말했다. 하르키우주 국경경비대는 텔레그램에 "그들은 이제 안전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하르키우 주 이지움에서는 440여구의 시신이 매장된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고위 경찰 당국자는 밝혔다.

세르히 볼비노우 하르키우 지역 경찰 수사국장은 시신들을 발굴해 감식중이라면서 러시아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정례 화상 연설에서 "마리우폴, 부차에서 있었던 학살이 불행하게도 이지움에서 되풀이 됐다. 러시아 군은 사방에 수많은 시신들을 남기고 갔다"며 "그들의 범죄는 낱낱이 확인해서 처벌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이번 전쟁의 전범국가인 러시아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규군과 함께 돈바스 지역을 방어하고 있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은 러시아 지방 정부에서 자율적으로 병력을 모집해 전장으로 보내줄 것을 촉구했다.

카디로프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 "러시아 각 지역 주체 수장은 국가를 도울 준비가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며 "각 지역에서 적어도 1000명 이상씩의 병력을 자율적으로 동원해 보내줘야 한다"고 적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kyustar@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