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은 민심을 이길 수 없다 [전영기의 과유불급]

전영기 편집인 2022. 9. 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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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은 노무현 대통령의 '노사모', 문재인 대통령의 '문빠'에 해당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묻지마 팬클럽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일반 국민이나 중도 세력, 심지어 호남 민심(이재명 대표가 선출된 당 경선에서 호남 투표율은 민주당 역사상 가장 저조한 35%)에서 유리된 것에 개딸의 책임이 없을 수 없다.

개딸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범죄 수사가 본격화되자 드디어 자기들의 때가 왔다는 듯 스크럼을 짜고 결사옹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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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전영기 편집인)

'개딸'은 노무현 대통령의 '노사모', 문재인 대통령의 '문빠'에 해당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묻지마 팬클럽이다. 묻지마 팬클럽의 문제는 이성보다 감정에 지나치게 호소하는 점이다. 마치 축구 경기장의 폭력적 훌리건들 같다. 노사모→문빠→개딸의 변천사를 객관적 이성이 사라지고 내 편만 감싸는 집착, 네 편을 공격하기 위한 분노만 커지는 주관적 감정의 확대사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보편성을 추구하는 이성, 본능에 충실한 감정은 인간 사회를 끌고 가는 양대 축이다. 둘 다 제 구실이 있다. 감정 대 감정이 충돌할 때 내전 상태를 막고 공동체 최후의 통합을 지켜내는 일은 이성의 몫이다. 개딸은 탄생부터 '이대남'을 적대시하고 이대남이 지지하는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형성된 감정집단이다. 내 편 이재명에 대한 집착은 병적이라 할 만큼 무모하다. 이재명 대표는 그런 감정집단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이재명+개딸 정치'에 이성이 부족하고, 사회 통합성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2년 9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지키기' 개딸들의 감정 호소 정치

집착, 분노, 공격성이 지배하는 개딸의 문자·댓글 폭탄들은 이재명을 지켜내는 데 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이 일반 국민이나 중도 세력, 심지어 호남 민심(이재명 대표가 선출된 당 경선에서 호남 투표율은 민주당 역사상 가장 저조한 35%)에서 유리된 것에 개딸의 책임이 없을 수 없다. 그들의 '보편성 결핍 감정과잉 증후군'이 문제였다. 민주당 내부에서 개딸들은 이재명 반대 세력을 하나씩 제거하거나 굴복시킴으로써 위력을 입증했지만 그 결과 1인 독주 '비민주당' 시대가 열렸다. 그나마 지난 8월 대부분 권리당원으로 추정되는 개딸들한테 제도적 파괴력까지 부여하는 이른바 '전 당원 투표' 당헌 개정이 무산된 것은 민주당의 민주성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일말의 위안이었다.

보편적 이성이 작동하는 전국 선거에선 안 통해

개딸들의 정치적 결과는 무엇인가. 그들은 3·9 대선에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실패했다. 개딸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통과시킨 이재명 지키기용 '검수완박' 입법도 6·1 지방선거 대패를 낳았다. 꼼수 탈당과 회기 쪼개기 등 온갖 위헌적 행태로 국회 날치기엔 성공했지만 민심이 한 표 한 표 작동하는 선거에선 승리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당파성과 분열이 먹히는 곳에서나 통하는 개딸들의 감정정치, 보편성과 통합이 이성적으로 살아있는 민심의 공간에선 통하지 않는다. 개딸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범죄 수사가 본격화되자 드디어 자기들의 때가 왔다는 듯 스크럼을 짜고 결사옹호에 나섰다. 입법 권력자인 민주당 의원들은 개딸 눈치를 보며 상부의 지침을 일사불란하게 떠받드는 행정 직원처럼 굴고 있다.

세상이 다 알다시피 이재명 대표의 범죄 혐의들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 측이 문제 삼아 흘렸거나 관련 인사들의 극단적 선택, 친문재인 세력의 고소·고발로 공론화 혹은 증폭되었다. 검경 수사의 방아쇠를 민주당이 당겼다는 얘기다. 이제 와서 이재명 대표가 "정부의 야당 탄압, 정적 제거"라고 주장하니 군색하기만 하다. 법의 이성에 따라 집행되는 범죄 수사를 당파적 감정에 호소해 "전쟁이다"라고 외쳐 봤자 누가 고개를 끄덕이겠나. 개딸과 민주당 지도부가 맞불용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밀어붙인다 해서 이재명의 범죄 혐의가 사라지지 않는다. 범죄 혐의의 유무는 검경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가려질 뿐이다. 그것이 한국 공동체가 선택한 헌법 정신이다. 국가 이성이라고 한다. 감정은 이성의 견제를 받아야 한다.

전영기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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