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앙 앞에 선 인류.. 때론 뭔가를 하고 때론 멈춰야 한다

박동미 기자 2022. 9. 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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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 환경운동가 폴 킹스노스의 말처럼, 사람과 자연의 뒤틀려진 관계를 바로잡는 일은 복잡다단한 문제다.

그러나 책은 농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환경보호와 농사 방식,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권한다.

아직 시간이 있다면, 또한 의지가 있다면,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모색으로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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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 김보영 옮김 쌤앤파커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 환경운동가 폴 킹스노스의 말처럼, 사람과 자연의 뒤틀려진 관계를 바로잡는 일은 복잡다단한 문제다. 뭔가를 해야 할 때가 있고, 멈춰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과의 공생을 늘 떠벌리면서도 주도권을 절대 놓지 않으려 한다. 인간이 자초한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를, 다시 인간의 지성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러한 오만한 생각과 섣부른 시도들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노력과 상상력의 한계를 마주한 인류는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그리고, 아직 기회는 남아 있는가.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콜버트의 신작 ‘화이트 스카이’는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고,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내’가 살아남기 위해 결단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환경을 위해 분투하는 세계 곳곳을 조명한다. 외래 어류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기 장벽을 가동하는 미국 시카고 운하, 인간의 ‘실수’로 유입된 외래 생물을 유전자 변이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호주의 한 연구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암석으로 바뀌는 수천 년의 과정을 몇 개월로 압축한 아이슬란드의 발전소 등. 책은 과학과 기술, 선의와 지성으로 무장한 이 현장들이 사실은 생존을 위한 인류의 처절한 몸부림임을 환기시킨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책이 파란 하늘을 앗아 가도, 영원히 (제목처럼) 하얗게 돼 버린 하늘 아래 살아야 해도, 그렇게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며, 책은 우리가 처한 상황의 엄중함을 일깨운다. 296쪽, 1만8000원.

■야생 쪽으로

이저벨라 트리 지음 |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

‘야생 쪽으로’는 자연과 사람이 맺어야 하는 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고찰한다. 통념을 뒤집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환경, 농사, 풍경, 경관에 대한 논쟁적 질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20년간 농장을 야생 상태로 되돌리려는 실험을 한 후 이렇게 단언한다. “그냥 놔두라”고. “나무들을 죽이고 있는 건 쟁기질과 쟁기질에서 비롯된 모든 것”이라고.

이것은 문명 역행적 행동이다. 모험이다. 농부의 땀과 핏방울, 그 고귀한 마음에 대한 배신이다. 실제로 저자가 야생화 작업에 돌입하자 동네 주민들은 분노했다. 자신들의 노력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무성해지는 잡초를 보고 불쾌해했다. 그러나 책은 농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환경보호와 농사 방식,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권한다. 아직 시간이 있다면, 또한 의지가 있다면,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모색으로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

경작지였다가 야생화된 땅에 나타난 변화를 보면, 더는 의문을 가질 이유가 없다. 쟁기질을 멈춘 지 20년. 약 420만 평에 이르는 저자의 땅엔 보호가 시급한 15종의 동물과 보존 중요성이 높은 60종의 무척추동물, 개체 수가 급감하던 나이팅게일과 멧비둘기 수컷, 당나귀와 사슴 등이 찾아와 다양하고 활기 넘치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 한다. 504쪽, 2만50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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