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아이돌만 연습생이 있냐고? 배우도 있다

정한별 2022. 9. 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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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운동까지 배우는 배우 꿈나무들
"데뷔 못 해 시간·노력 모두 허사 되기도"
연습생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돌을 준비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프로듀스 101'은 아이돌 연습생들의 모습을 담아 주목받았다. 엠넷 캡처

연습생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돌을 준비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가수 지망생만 연습생 생활을 거치는 건 아니다. 배우를 꿈꾸는 이들 또한 소속사의 탄탄한 관리 속에서 안방극장, 스크린을 찾을 준비를 한다. 신인 배우 계약을 맺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도 있다.

소속사에도 종류가 있다. 소속 아티스트 중 가수가 대부분인 회사가 있는 반면 수많은 배우들과 함께하며 연기 활동과 관련한 노하우를 쌓아온 곳도 존재한다. 예능에서 주로 활약하는 방송인들이 여럿 속해 있는 소속사도, 가수, 배우, 방송인 모두를 두루두루 영입해 다방면의 활동을 지원하는 회사도 있다.

혜성처럼 나타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인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랜 시간 땀방울을 흘리며 연기 활동을 준비해온 경우가 많다. 일부 소속사에는 배우 연습생 시스템이 도입됐다. 한 배우 전문 소속사 관계자 A씨는 본지에 "과거엔 배우 연습생 개념이 없었다. 안 배워도 쉽게 연기를 시작하는 게 가능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시청자들의 눈이 까다로워졌고 연기 못 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오디션으로 배역 하나 따내는 것도 정말 어려운 상황 속에서 준비된 신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속사를 찾기까지

그렇다면 대세 배우가 되길 원하는 꿈나무들은 소속사를 찾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A씨는 "연습생을 뽑을 때 가능성을 많이 본다. 회사와 결이 맞아야 하는 만큼 우리가 찾는 이미지인지도 확인한다"고 전했다. 나이도 이 회사의 고려 요소 중 하나다. 배우, 가수, 방송인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속해 있는 소속사 관계자 B씨 또한 연기력과 이미지를 함께 본다고 이야기했다. B씨의 회사는 연습생 계약서를 별도로 작성하진 않는다. 대신 신인 배우로 계약을 한 뒤 다양한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스타의 기본 조건 중 하나가 인성으로 손꼽히는 만큼 이를 검증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는 소속사도 있다. A씨의 회사도 그렇다. A씨는 생활기록부 등으로 지망생의 학창 시절에 대한 검증을 거친다고 밝혔다. 물론 이 과정만으로 인성에 대한 확인이 끝나진 않는다. 그는 "연습생 기간 동안 정말 괜찮은 친구인지 우리도 겪어보고 확인하며 지켜본다"고 말했다. 가능성, 인성 등 소속사의 기준을 충족시키게 되면 비로소 연습생으로 활동할 기회를 얻는다.


다양한 트레이닝, 그리고 우려

소속사의 트레이닝 방식은 가지각색이다. B씨는 자신의 회사에서 신인 배우 계약을 맺은 이들이 연기 외에도 보컬, 운동 등을 배운다고 말했다. 운동 트레이닝을 거치는 이유는 스포츠 프로그램 출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미지, 연기력을 등을 평가하는 카메라 테스트는 매달 진행된다. A씨는 연기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면서 연습생들이 오디션의 긴장감을 맛보고 자신의 외적 매력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그는 "때때로 실전 오디션처럼 연습을 진행한다. 또한 서로 사진 찍어주기, 혼자 사진 찍어보기를 하며 얼굴이 어떻게 나오는 게 좋은지 파악한다. 포토그래퍼를 연결해 사진 작업을 많이 해보려고 하는 등 카메라 앞에서 익숙해지게 하려는 연습도 한다"고 전했다.

연습생 생활은 아이돌 지망생에 비해 짧은 편이다. A씨의 회사는 연습생 기간이 최대 3년이고 1년이 지나지 않아 전속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물론 긴 준비 기간을 거친다고 해서 모두 배우로서 꽃길을 걷게 되는 건 아니다. B씨는 "연습생으로 계약하면 다른 소속사로 옮기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오기도 한다. 열심히 연습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데뷔를 못 하면 그 시간과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되는 거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신인 배우들의 연기력이 상향 평준화 되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안방극장, 스크린에서 활약하기 전 많은 땀방울을 흘리기 때문이다. 소속사들은 K-콘텐츠의 위상에 걸맞은 신예들을 양성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보상받지 못하는 꿈 잃은 청춘들의 시간은 안타까움을 남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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