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구, 미술품 보존 기술 넘는 예술

박경일 기자 2022. 9. 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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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표구(表具): 그림의 뒷면이나 테두리에 종이 또는 천을 발라서 꾸미는 일.

작품 뒷면에 종이를 두세 겹으로 발라 가장자리와 뒷면을 튼튼하게 보강하는 표구는 그저 보존의 기술로 치부됐다.

그럼에도 이 책이 대중성을 갖고 있는 건 표구의 역사 기록이 대중적 미술 시장의 변모와 그 속에서 변천을 거듭했던 취향의 사회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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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구의 사회사

김경연·이기웅·김미나 지음│연립서가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표구(表具): 그림의 뒷면이나 테두리에 종이 또는 천을 발라서 꾸미는 일. 표구는 그동안 미술 영역 밖의 일이었다. 작품 뒷면에 종이를 두세 겹으로 발라 가장자리와 뒷면을 튼튼하게 보강하는 표구는 그저 보존의 기술로 치부됐다. 그런데 이 책의 주장은 다르다. 표구가 작품의 ‘프레임’ 역할을 하며 작품의 구성에 관여하므로 ‘표구까지 포함한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세 명의 저자가 의기투합해 썼다. 표구 화랑업계 원로는 구술로 증언하고, 미술사학자는 사료와 신문을 뒤져 역사를 짚었으며, 문화재 보존처리 전문가는 표구의 작업 방식과 표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책은 전통문화 계승자로서의 표구사 증언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목적의 구술 채록으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딸려 올라왔다. 무명의 상업화가가 그린 ‘속화(俗畵)’의 소비방식 변천 이야기도 있고, 1970년대 계(契)까지 생겨났을 정도였던 병풍 유행의 열기가 ‘홍콩 자수’란 값싼 수입 병풍의 등장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사정 이야기도 있다.

이 책에는 표구의 거의 모든 것이 망라돼있다. 사료와 증언으로 발굴해낸 표구의 역사는 물론이고, 표구하는 방식과 기술까지 백과사전처럼 꼼꼼하게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대중성을 갖고 있는 건 표구의 역사 기록이 대중적 미술 시장의 변모와 그 속에서 변천을 거듭했던 취향의 사회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344쪽, 2만5000원.

박경일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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