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가 서양의 과일? 원산지는 고대 중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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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가을이 되면 나무에 주렁주렁.
이에 달콤한 과일을 맺은 나무가 더 널리 퍼지게 됐다.
모든 부부는 과일나무 여섯 그루를 심고 돌봐야 한다는 법까지 16세기 몇몇 유럽 국가에 있을 정도였다.
아시아에서도 과일나무 재배의 역사는 오래됐는데 오렌지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곳은 놀랍게도 아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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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길들이기의 역사
베른트 부르너 지음 박경리 옮김│브레드
딱히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가을이 되면 나무에 주렁주렁. 보기에도 아름답고 향기도 그만이다. 무엇보다 아주 달콤하다. 이 정도면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 할 법하다. 과일 이야기다.
‘과일 길들이기의 역사’는 인간이 어떻게 과일을 재배하고 길들였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식물학과 인류학, 문화사, 문학, 예술을 넘나들며 과일이 어떻게 인류를 풍성하게 했는지를 탐험한다.
사실 과일은 동물들로 하여금 다른 지역으로 씨앗을 가져가게 해 그 식물을 퍼뜨리기 위한 유혹의 장치일 뿐이었다. 동물들은 달콤한 맛의 과일을 맛있게 먹었고, 이후 씨 등 과일의 여러 부산물이 숲에 흩어졌다. 이에 달콤한 과일을 맺은 나무가 더 널리 퍼지게 됐다.
곧 인류도 그 유혹에 빠졌다. 인간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과일을 직접 재배하는 쪽을 선택했다. 모든 부부는 과일나무 여섯 그루를 심고 돌봐야 한다는 법까지 16세기 몇몇 유럽 국가에 있을 정도였다. 그러지 않을 경우 결혼할 수 없었는데, 기근 예방과 건강 증진에 이로운 과일 재배를 보편화하려는 범국가적 노력의 일환이었다.
역사 속 유력가들도 과일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떠오르는 태양의 상징으로도 여겨진 배를 특히 사랑해 베르사유궁에 전용 텃밭을 만들었고, 독일의 프리드리히 대왕은 관능적인 유혹과 매혹의 상징인 체리를 육욕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갈망했다. 조지 워싱턴 미국 대통령은 버지니아의 한 농토에 과일 묘목 수천 그루를 심었고 접목 작업 등을 직접 하며 과일 농사 활동을 일기로 남겼다.
아시아에서도 과일나무 재배의 역사는 오래됐는데 오렌지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곳은 놀랍게도 아시아다. 중국 시인 두보의 1200년 전 기록이 한 증거다. “어느 가을날, 숲속 누각, 향기로운 오렌지나무 천 그루…” 오렌지는 고대 중국에서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나라에서 장관을 임명해 오렌지를 적절히 공급하고 보장하는 책임을 맡기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과일 이야기를 펼치는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삽화다. 로마시대의 무화과 모자이크, 빈센트 반 고흐의 올리브 숲, 폴 세잔이 그린 사과 과수원의 일상, 스페인의 레몬 광고 사진 등 풍부한 시각 자료는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큰 기쁨이 된다. 348쪽, 1만8000원.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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