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외교관' 여왕..죽어서도 영국에 봉사
[앵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서거로 '군주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왕은 사후에도 전 세계의 이목을 영국 왕실로 끌어 모으며 마지막까지 영국 최고의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녀의 마지막 행보가 영연방 왕국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런던에서 유원중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서거 이틀 전, 이례적으로 신임 총리를 스코틀랜드에서 만난 엘리자베스 여왕.
밝은 표정이었지만 부쩍 수척해진 얼굴과 손등의 멍 자국은 생의 마지막에 다달은 모습이었다는 사후 분석이 나옵니다.
밸모럴성을 나선 여왕의 관은 6시간을 움직여 에든버러에 도착했고, 수많은 스코틀랜드 시민이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입은 찰스 3세와 군악대의 사열 모습 등은 영국 왕실과 스코틀랜드의 역사적 동질감을 되살렸습니다.
영국 언론들도 내년 10월 찬반투표를 추진 중인 스코틀랜드의 독립 여론이 상당 기간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폴린 로슨/스코틀랜드 시민 : "우리 모두에게 좋은 여왕이었습니다. 충성과 위엄, 친절함과 동정심을 가진 우리가 군주에게 바라는 모든 것이 있습니다."]
과거 영국의 폭력적인 식민 지배를 사과하거나 식민지였던 국가와의 관계 회복이 필요할 때마다 여왕은 최고의 이벤트를 연출하며 영국 외교의 윤활유 역할을 했습니다.
국장으로 치러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1953년 그녀의 대관식이 거행됐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성대하게 엄수될 예정입니다.
이번 국장은 전 세계의 최정상급 지도자들을 다시 런던으로 불러 모아 브렉시트 이후 외교적 고립 위기에 처한 영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테레사 메이/전 영국 총리 : "군주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지만 폐하는 영국이 가진 최고의 외교관이었습니다."]
'군주제' 폐지 논란은 장례식 이후 다시 확산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왕의 마지막 행보는 군주제 옹호 여론에도 상당한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됩니다.
런던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이현모/자료조사:이지은
유원중 기자 (iou@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생태교육’과 ‘노동’ 사라진 교육과정…“국민 의견 반영하겠다”
- 대통령실 새 영빈관 짓는다…878억 원 추가 비용 논란
- 2년 9개월 만에 한일 정상회담…“흔쾌히 합의”
- “포항제철소 정상화 6개월”…장기화 땐 산업계 ‘비상’
- 끊이지 않는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 왜 없었나?
-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외교 문제로 비화하나?
- 中 국가박물관, 역사 왜곡 한국사 연표 철거
- 공사장 폭파 파편에 인근 아파트 ‘날벼락’…주민 부상·유리창 파손
- “비디오아트의 기념비” 백남준 ‘다다익선’ 다시 켜졌다
- “환율 오르면 호재? 이젠 옛말”…업종별 희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