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속 전요환, 실제 처벌 받는다면?[과연 그럴까]

한광범 2022. 9.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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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Narco-Saint)에서 전요환(황정민 분)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로 마약을 밀수했다가 국가정보원과 미 연방수사국(FBI)의 합동 작전으로 체포된다.

그는 미국에서 수사를 받은 후 한국으로 강제송환돼 법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는다.

이 같은 극 중 설정은 작품의 모티브가 된 '수단 마약왕' 조봉행 사건에서 조봉행이 한국 법원에서 선고받은 형량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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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티브 조봉행, 한국 법원서 징역 10년
조봉행, 마약밀매만 기소..'살인' 전요환 달라
조봉행처럼 징역 10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스포일러 포함)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속 전요환(황정민분) 목사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Narco-Saint)에서 전요환(황정민 분)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로 마약을 밀수했다가 국가정보원과 미 연방수사국(FBI)의 합동 작전으로 체포된다. 그는 미국에서 수사를 받은 후 한국으로 강제송환돼 법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는다.

이 같은 극 중 설정은 작품의 모티브가 된 ‘수단 마약왕’ 조봉행 사건에서 조봉행이 한국 법원에서 선고받은 형량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약 밀매와 함께 살인과 폭력사주 등 수많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전요환에게 내려진 판결로 보기엔 형량이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실제 조봉행과 드라마 속 전요환의 차이 때문이다. 한국 법원에서 기소된 조봉행의 혐의는 마약류 불법거래방지 특례법 위반 하나로서, 마약 밀매 부분에 대해서만 처벌이 이뤄졌다. 반면 드라마 ‘수리남’ 속 전요환은 마약밀매 외에도 살인, 폭행 등 다수 범죄를 저질렀다.

구체적으로 보면 조봉행은 국제 마약범죄조직으로부터 돈을 받고 이들이 건넨 남미산 코카인을 유럽으로 밀수하는 역할을 했다. 조봉행이 코카인 밀수를 위해 활용한 것은 평범한 한국인들이었다. 한국이 남미에 비해 마약 청정국이기에 유럽 입국 시 남미인에 비해 한국인이 보다 쉽게 입국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직접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대신 한국인에게 일정한 금액을 주고 이들을 유럽 운반책으로 활용한 것이다. 마약 운반 대가로 1인당 2만 달러를 받은 후 운반책에겐 실제로 한화 약 400만~500만원가량만 넘겨 자신들이 나머지 금액을 가져간다는 구상이었다. 조봉행 일당은 2004~2005년 “남미에서 유럽으로 금광 원석이나 보석을 운반해 주면 대가를 지불하겠다. 세관에 뒷돈을 줬기에 통과엔 문제없다”고 속이고 한국인 운반책들을 모집했다.

한국인 운반책을 활용한 유럽 코카인 밀수는 한 차례 성공했지만 이후엔 공항에서 발각됐다. 결국 한국인 운반책들은 타국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년 간의 수감생활을 한 후에야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특히 페루 공항에서 검거됐던 한 한국인 운반책은 무려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5년을 복역한 후에야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법원은 “광범위한 지역을 무대로 매우 조직적, 계획적으로 이뤄진 코카인 운반행위를 조씨가 계획하고 지시하는 등 주도적으로 수행했다”며 “국제적·사회적 해악의 심각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요환이 실제 한국 법원에서 기소될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법원에서는 가장 무거운 범죄를 중심으로 형이 정해지는 만큼 전요환의 형은 ‘살인’을 기준으로 결정되게 된다.

양형 기준에 따르면 범행 발각 방지 목적이나 조직폭력 집단 간 세력다툼 살인은 ‘비난 동기 살인’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기본 양형 기준은 징역 15~20년이다. 전과가 있는 전요환으로선 가중요소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이 경우 ‘징역 18년 이상, 무기 이상’도 가능하다. 여기에 마약 밀매 등의 혐의까지 고려하면 무기징역도 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다.

한 로펌 소속 변호사는 “드라마 속 전요환의 경우 조직범죄에 의한 살인이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무기징역이 가능하다”며 “드라마처럼 징역 10년이 나오기 위해선 살인 등 혐의 중 다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아야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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