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홈' 그래도, 애는 착혀[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2022. 9. 1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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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컴백홈’ 속 한 장면,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편파적인 한줄평 : 재미가 없어서 그렇지.

“애는 착혀. 재미가 없어서 그렇지.”

영화 ‘컴백홈’(감독 이연우)도 그렇다. 그런데 잠깐만. 충청도식 대화의 참뜻은, 뒤에 찍힌다고 했지, 아마도.

‘컴백홈’ 공식포스터.



‘컴백홈’은 모든 것을 잃고 15년 만에 고향으로 내려오게 된 무명 개그맨 ‘기세’(송새벽)가 거대 조직의 가짜 보스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버지와 오해, 첫사랑과 재회, 고향 친구들과 우정 등 소위 ‘착한’ 영화들이 점한 소재들도 두루두루 용볼처럼 모으려고 한다. 물론 몇 개는 놓치고 만다.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개그맨으로서 성공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부고 소식에 등졌던 고향을 찾은 ‘기세’가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된 뒤 아버지의 진심을 알게되는 과정이 정직하게 구성된 추석 특집 KBS 단막극처럼 119분간 펼쳐진다. 여기에 첫사랑 ‘영심’(라미란)과 러브라인, 오랜 고향친구들과 우정 등이 양념처럼 버무려진다. 누구나 예상하는 전개로 충실히 흘러간다.

아는 맛이 별로라는 건 아니지만, 극장에서 꼭 보고 싶은 마성의 매력도 없다. 두 시간 내내 깔깔 웃다가 현실을 잊게하는 코믹성도 부족하고, 큰 스크린에 구현돼 보는 이의 가슴을 웅장하게 하는 맛도 없다. 카체이싱과 수중액션신은 굉장히 토속적이다. 계곡으로 야유회 갔다가 시비 붙은 우리네 아버지들의 주먹다짐이 떠오를 수도 있다.

배우 인교진(왼쪽)과 송새벽.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탓에 극 중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조직폭력배들의 캐릭터가 다소 붕 뜬다. ‘잔인해도 웃긴 구석은 있다’라는 식의 입체적 설정이 아니라, 2000년대 초반 조폭코믹물에서 따온 듯한 일차원적 캐릭터들 때문에 ‘기세의 성장 서사’와 어우러지지 못한다. 가끔은 ‘기세’의 선택까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지점도 있다.

‘기세’ 역의 송새벽과 ‘영심’ 역의 라미란은 연기 결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케미스트리에 불 붙지 않으니 두 인물의 러브라인도 도드라지지 않는다.

눈에 띄는 건 상만 역의 인교진이다. 능청스러운 건 물론, 코믹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 호흡을 어떻게 조절해야할 줄도 아는 듯 하다. 다음 달 5일 개봉.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2.9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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