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의 트레이드, 방출..그러나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 37세 베테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정원 2022. 9. 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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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일(36)의 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은 15일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OK금융그룹 미들블로커 정성환이 한국전력으로 가고, 한국전력에 있던 세터 황동일이 OK금융그룹으로 넘어오는 1-1 트레이드였다.

세터가 필요했던 OK금융그룹, 경기 출전이 필요한 황동일 둘 모두에게 이번 선택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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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일(36)의 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은 15일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OK금융그룹 미들블로커 정성환이 한국전력으로 가고, 한국전력에 있던 세터 황동일이 OK금융그룹으로 넘어오는 1-1 트레이드였다.

여기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끈 선수는 단연 황동일이었다. 황동일은 이번 트레이드로 5번째 트레이드 경험과 함께, V-리그 최초로 남자부 7개 구단 유니폼을 모두 입는 이색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참고로 황동일에 이어 가장 팀을 많이 옮긴 국내 선수는 삼성화재 노재욱이다. 노재욱은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현대캐피탈-한국전력-우리카드를 거쳐 삼성화재에서 뛰고 있다).

황동일의 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황동일은 산전수전을 모두 겪었다. 그는 2008-09시즌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캐피탈 드림식스(現 우리카드) 지명을 받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LIG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됐다. 데뷔 시즌 신인왕을 받으면서 활약했지만, LIG손해보험에서 세 시즌을 소화한 뒤 2011년에 대한항공으로 또 한 번 트레이드 이적했다.

대한항공에서 2011-12시즌, 2012-13시즌 두 시즌을 뛰었다. 이후 2-2 트레이드를 통해 류윤식과 함께 삼성화재로 넘어왔다. 황동일은 이때 우승도 경험하고, 팀 사정이 급할 때는 세터가 아닌 공격수로도 활약했다. 빛났다. 삼성화재에서 5시즌을 뛰었는데, 프로에 있으며 가장 오래 머문 기간이었다. 삼성화재에 소속된 기간 군 복무도 해결했다.

삼성화재에서 더 오랜 행복을 즐기고 싶었으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8-19시즌 종료 후 삼성화재에서 자유 신분으로 풀려나며, 방출됐다. 이후 테스트를 통해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다 2020-21시즌 초반 신영석, 김지한과 함께 한국전력으로 넘어왔다. 한국전력에서는 주전 세터로서 오랜 시간 코트에 머물렀다. 데뷔 초반이었던 2008-09시즌(130세트), 2009-10시즌(130세트) 이후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한 시즌 100세트를 넘겼다(2020-21시즌 132세트, 2021-22시즌 105세트).

이번에도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김광국에게 주전 자리를 넘겨준 황동일은 백업에서 2022-23시즌을 준비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종료 후 우리카드에서 하승우가 넘어오면서 제3의 세터로 밀려났다. 하승우-김광국이 주전 세터로 다툴 것으로 예상되고, 또 이민욱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가장 애매한 위치에 놓인 황동일이었다.

세터가 필요했던 OK금융그룹, 경기 출전이 필요한 황동일 둘 모두에게 이번 선택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OK금융그룹에서 황동일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OK금융그룹 제공
OK금융그룹은 권준형이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다가오는 시즌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남은 세터가 곽명우와 강정민 둘 뿐이었다. 내년 1월에 이민규가 군 복무를 마치고 오지만 시즌 초반 두 명만 믿고 가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곽명우는 기복이 있고, 지난 시즌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온 강정민은 아직 어리다.

물론 황동일도 기복이 심하다는 평이 있지만 쓰임새가 다양하다. 백업 세터로서 능력이 충분히 있고 분위기 반전에도 특화된 선수다. 또 원포인트 블로커, 서버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웜업존에서도 후배들과 함께 으샤으샤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OK금융그룹도 "V-리그에서 많은 시즌을 경험한 베테랑 세터 영입을 통해 세터진에 깊이를 더했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누군가는 황동일을 저니맨이라고 부른다. 팀을 자주 옮기는 게 선수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만큼 황동일을 바라는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실력이 올라오지 않으면, 언제든지 팀에서 쫓겨날 수 있는 곳이 프로다. 황동일은 팀을 여러 번 옮기는 상황에서도 버티고 또 버텼다. 오래 살아남는자가 승자다.

황동일은 프로 통산 385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13년 전 신인왕, 37세 한 남자는 올 시즌에 어떤 배구를 보여줄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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