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털면 영웅 된다?..레바논 인출 제한에 불만 폭발(영상)

최효극 2022. 9.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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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인 여동생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레바논 여성이 장난감 총을 들고 은행에 들어가 자기 계좌에서 돈을 챙기고 소셜미디어에서 영웅이 됐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도 바샴 알 세이크 후세인(42)이라는 남성이 가족들의 병원비를 위한 예금을 찾지 못하자 은행에서 소총을 들고 고객들을 잡고 인질극을 벌인 끝에 약 3만5000달러(약 4872만원)의 예금을 찾아 레바논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칭송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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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인 여동생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레바논 여성이 장난감 총을 들고 은행에 들어가 자기 계좌에서 돈을 챙기고 소셜미디어에서 영웅이 됐다. 출처: 트위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암 투병 중인 여동생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레바논 여성이 장난감 총을 들고 은행에 들어가 자기 계좌에서 돈을 챙기고 소셜미디어에서 영웅이 됐다.

14일(현지시간) AP·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살리 하페즈(28)는 2만 달러가 들어있는 가족계좌에서 1만3000달러(약 1810만원)를 인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여동생 암 치료에 5만 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하페즈와 동료들이 생중계한 영상에서 그녀는 은행창구 직원에게 뭔가 말을 건네다 장난감 총을 꺼내들었고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동료들이 블롬(BLOM)은행 베이루트 지점 출입문을 걸어 잠궜고 그녀는 창구직원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영상에서 “난 살리 하페즈다. 병원에서 죽어가는 여동생의 예금을 인출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살인이나 방화를 할 생각은 없다. 내 권리를 주장하러 왔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여러 차례 은행을 방문할 때마다 은행원들이 레바논 파운드화로 한 달에 200달러만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레바논의 은행들은 자금난에 처해 2019년부터 외화 인출을 엄격히 제한, 수백만 예금자들의 저축을 묶었다. 레바논은 국가 경제가 계속 악화되면서 인구의 약 4분의 3이 빈곤에 빠졌다.

은행 고객인 나딘 나칼은 침입자들이 "내부 곳곳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했으며, 권총을 든 여성은 돈을 주지 않으면 매니저를 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하페즈는 지역 언론에 조카의 장난감 총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개인 소지품들을 많이 팔았고 23살 여동생의 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신장을 파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지점장에게 여동생이 죽어가고 있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호소도 해봤다”며“결국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녀와 공범들은 보안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은행 뒤편 깨진 유리창을 통해 달아난 것으로 보도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은행 강도들은 ‘예금주의 고함’이란 단체에 소속돼 있다.

보안요원들은 은행 밖에서 권총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있는 한 남자를 포함해 몇몇 운동가들을 체포했다. 이것도 장난감 총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저금을 인출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레바논의 소셜미디어에서 하페즈는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이들은 은행을 부패한 카르텔로 보고 분개하고 있다.

2019년 이후 레바논 경제규모는 60% 가까이 축소됐고 레바논 리라의 화폐가치는 90% 절하됐다.

하페즈가 은행을 턴 같은 날 레바논 북동부에서도 은행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강도는 총알이 장전되지 않은 엽총을 들고 뱅크메드 은행지점에 들어가 예금인출을 요구하다 체포됐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도 바샴 알 세이크 후세인(42)이라는 남성이 가족들의 병원비를 위한 예금을 찾지 못하자 은행에서 소총을 들고 고객들을 잡고 인질극을 벌인 끝에 약 3만5000달러(약 4872만원)의 예금을 찾아 레바논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칭송받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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