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하 "부모님의 자랑에서 아픔으로..극단적 시도까지 했지만 학폭 가해자 절대 아냐"[SS인터뷰]
배우 동하(본명 김형규·30)는 2021년 3월의 어느 날을 잊지 못한다. KBS2 드라마 ‘오! 삼광빌라’ 마지막 촬영 일이었다. 군 제대 후 처음으로 출연한 드라마 시청률이 33%를 넘어서면서 평소 그의 연기활동을 마뜩찮아 했던 부모님도 주변에 “우리 아들이 ‘삼광빌라’ 장준아다”라고 자랑하곤 했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발단이었다. 동하와 중동고 동창이라는 익명의 누리꾼은 “동하가 삼성동 길거리에서 뺨을 때리고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폭로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다. 동하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지적장애인 급우 A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고 커터칼을 라이터로 달군 뒤 팔뚝을 지졌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한 매체는 이같은 폭로를 한 B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온라인에 게재된 글을 읽고 혼자 곰곰이 생각했다. 혹, 내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길에서 모르는 사람의 뺨을 때리거나 장애인 급우를 폭행한 기억이 없다. 만약 커터칼로 사람을 지졌다면 그건 살인미수고 아예 연기활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동하가 괴롭혔다는 장애인 급우A는 오히려 동하의 편에 섰다. A는 동하에게 중동고 출신 동창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동하 측이 제시한 카카오톡 메시지, 녹취록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정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동하는 B가 A를 괴롭히는 무리 중 한명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B무리는 지난해 A를 납치, 감금 및 폭행하기도 했다. A는 동하의 어머니에게 “폭로자를 알아냈다. 형규(동하 본명)를 돕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A는 학창시절 B무리가 자신을 괴롭혔을 때 내가 도와준 걸 기억하고 있다. A에 따르면 B무리가 A를 찾아와 ‘동하한테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터넷에 올려 동하를 혼내주자’며 그를 협박했다고 한다. 또 A의 휴대전화기를 뺏어 내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실제로 A가 쓴 사실확인서에 따르면 B는 A의 휴대폰을 뺏어 마치 A가 동하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것처럼 문자를 보냈다.
B가 동하를 음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동하가 KBS2 ‘김과장’으로 유명세를 얻었을 무렵, B무리는 방송사에 투서를 보내 차기작 캐스팅을 방해했다.
당시 동하는 MBC 미니시리즈의 남자주인공 물망에 올라있었다. 결국 캐스팅은 취소됐다.
“PD님께서 신인에 불과하던 나를 1번 남자주인공으로 염두에 뒀다. 당시 PD님께서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연기력을 높이 사 캐스팅하려고 했는데 학폭 의혹은 우려된다’고 했다. 캐스팅은 없던 일이 됐다.”
억울한 마음에,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자 고교 시절 담임교사를 찾아갔다. 당시 동하의 담임교사였던 C는 “인터넷상에 유포된 장애우 괴롭힘,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것은 사실무근이다”라는 사실확인서를 MBC에 전달했다.
다수의 중동고 동창들도 “형규(동하)는 폭행을 저지른 적이 없다”,“형규는 정의롭고 의리있는 친구였다. 학교폭력과 거리가 먼 친구이며 장애우를 폭행하고 괴롭힌 적 없다”라는 사실확인서를 써서 동하의 누명을 벗기는데 주력했다.
◇억울한 마음에 극단적 시도까지...학폭 가해자로 몬 뒤 ‘행복했냐’고 묻고 싶어
그렇다면 B무리는 왜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동하를 음해하는 것일까. 동하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반추했다.
“강남구 대치동 출신이다. 중학생 때 왕따와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고교 입학 후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렸다. 내가 어울리던 무리가 B무리를 괴롭혔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직접적으로 B에게 폭언, 폭행을 한 적이 없다. 중동고 재학 중 JYP연습생으로 발탁됐다. 입시 경쟁이 심한 대치동에서 JYP연습생이 됐다는 소문에 주목도 받았다. 아마도 그러면서 마치 내가 B를 폭행한 것처럼 저격당한 것 같다. 온라인상에서는 내가 중동고 재학 중 학폭위가 열려서 전학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어머니와 담임선생님과 상담, 영화촬영 문제 등으로 고교 2학년 때 중앙고로 전학갔다.”
스포츠서울은 동하의 학창시절 담임교사 C씨를 통해 당시 A가 폭행을 당해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가해자 명단에 동하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 기록은 졸업 후 2년 뒤 삭제된다.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조치지만 기록이 삭제되면서 B와 동하의 주장 진위를 모두 확인하기 어렵게 됐다.
동하는 지난해 학교폭력피해자라고 주장하는 B무리를 사이버수사대에 고소했다. 하지만 최초 게시글이 삭제됐고 용의자 인원 등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는 난항을 겪다 종결됐다.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던 부모님이 B무리가 남긴 글을 하나하나 다 읽고,마음 아파하는 모습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1년 6개월동안 칩거했다.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혼자 텅 빈 방안에 있다 극단적 시도를 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싸운 적도 있고 놀기도 놀았다. 공부와 거리가 먼 것도 맞다. 만약 친구들과 치고받고 싸우고 욕하고,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학교폭력 가해자라면 학교 폭력 가해자 아닌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을까. 그 기준이라면 나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맞다. 하지만 약한 친구를 괴롭히고, 폭행을 저지른 적은 결단코 없다.”
긴 터널을 홀로 걸었다. 힘든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연기에 대한 애정이 동하를 움직이게 했다. 동하는 “B무리를 직접 만나고 싶다. 그래서 왜 그랬냐고 묻고 싶다. 지난 1년간 그들이 행복했는지도 궁금하다. 경찰서에서 만나,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한 명, 한 명에게 묻고싶다”고 했다.
그는 또 “한 번도 연기를 소홀히 한 적이 없다. 어떤 배역이든 주어지기만 한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이와이드, 조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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