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국내 농가 대상 '닉스고' 美현지 무상교배 지원

세계 최고 경주마상 거머쥔 씨수말
경마 질적 향상·국산마 개량 도모

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지난해 ‘미국 연도대표 경주마’와 ‘세계최고 경주마상’을 모두 수상한 한국마사회 경주마 닉스고(Knicks go)가 국내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미국 현지에서 무상교배 지원에 나선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닉스고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내 레이스가 중단된 2021년 페가수스월드컵과 브리더스컵 클래식을 석권하며서 세계 1위에 올라 국내 말산업에 기쁨을 안겨 주었다. 닉스고는 올해 트랙에서 은퇴하고 미국에서 본격적인 씨수말 활동을 시작했다. 후대의 성적 확인을 위해 향후 수년간 국내로 들어올 수는 없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국내 경마의 질적 향상과 국산마 개량에 속도를 내기 위해 ‘닉스고 현지 교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국산농가의 씨암말 10두가 회당 약 4000만 원에 달하는 닉스고의 교배를 미국 현지에서 무상으로 지원받는다. 지원 사업에 선정된 참여농가의 닉스고 교배권은 판매 및 양도가 불가능하며, 교배지원을 받은 씨암말과 자마는 추후 국내로 들어와 활동을 이어간다.

교배료 부담이 없는 지원 사업이지만 생산농가는 씨암말과 자마의 해외 체류비, 불임가능성, 닉스고 후대 성적 미검증, 각종 사고 등 직접 부담하거나 책임져야할 리스크가 상당부분 존재한다. 마사회는 농가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케이닉스(K-Nicks) 분석을 통해 미국 현지 경매에서 구매 가능한 씨암말들의 능력 및 닉스고와의 배합점수를 농가에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케이닉스는 한국마사회가 2008년부터 말의 DNA 정보를 기반으로 우수한 유전자원을 발굴하고 국산마를 개량하기 위한 유전육종 기술이다. 한국마사회는 케이닉스를 활용해 2015년부터 미국 경마시장에서 직접 우수 경주마를 발굴해 선진 씨수말을 육성하는 ‘해외종축개발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닉스고 역시 이 케이닉스로 발굴한 경주마다.

11월 미국 켄터키에서는 3500여 두가 상장되는 가장 큰 규모의 번식마 경매 ‘킨랜드 11월 번식마 경매’가 열린다. 국내 생산농가도 많이 참여하는 경매이다. 마사회는 생산농가 수요조사를 통해 경매 상장마 중 72두를 선별, 유전체분석을 통한 케이닉스 유전자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산농가는 유전적으로 우수한 씨암말을 구매함은 물론 닉스고와의 유전적 배합점수까지 분석해 성공적인 닉스고 자마 생산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지원사업 신청은 24일까지이고, 경주마 생산 등록농가 및 후계 생산농가면 지원이 가능하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