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패스 마스터'가 되짚는 '서울 비전'.. "철학 구축하는 중대한 시기"

조남기 기자 2022. 9. 16.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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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FC 서울(서울)의 최우선적 가치는 '점유'와 '주도'다.

서울의 '패스 마스터' 기성용은 클럽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신뢰하는 자원이다.

1군부터 유스(오산고등학교)까지, 요새 서울은 동일한 철학을 명확하게 공유한다.

기성용의 무게감 있는 어조에서 서울 비전에 대한 조직력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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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근래 FC 서울(서울)의 최우선적 가치는 '점유'와 '주도'다. 조직력을 극대화해 상대를 제압하는 좋은 축구를 지향한다. 그러나 서울의 방법론에 속도가 붙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번 시즌 서울도 결론적으로 K리그1에서 결과를 얻진 못했다. 파이널 라운드 A 진출이 어려워졌다. 훗날 지향점에 반드시 도달한다는 가정 하에 현재의 시간은 과도기인 셈이다. 

워낙 주변의 많은 관심을 받아 흔들릴 여지도 많은 클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기조는 흔들림이 없는 눈치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원대한 계획 구현엔 시간이 걸린다는 걸 시즌 내내 강력하게 주창했고, 선수들도 그들의 방향성을 의심하기 보다는 오류를 수정하며 결승점에 꼭 닿겠다는 각오로 무장했다. 서울이 과거의 지위를 다시 회복하고, 나아가 전에 닿지 못한 깊고 높은 영역으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이 방법뿐 이라고' 모두의 중지가 모인 분위기다.

서울의 '패스 마스터' 기성용은 클럽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신뢰하는 자원이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때 경험했던 짜릿함을 서울에서도 재현하길 원한다. 기성용은 그 방식이 옳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신념으로 요즘 시간을 보낸다. 그는, 그들의 철학이 장기적으로는 틀림없이 옳다고 재차 확신했다. 

"일단 가능성은 봤다고 본다. 올해 팀워크나 조직력이 아쉬웠던 점도 분명 있다. 결과도 만족할 수 없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추구했다는 건 명확하다. 프로에서 판단 기준이 결과가 된다는 걸 부인하진 않는다. 다만, K리그 전체의 관점에서 색깔 있는 팀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견해도 변함없다. 그래야 K리그도 발전하고, 더 능력 좋은 선수들이 나올 여건도 만들어진다. 나아가 한국 축구가 세계무대에 가서도 수비 지향적 플레이가 아닌, 주도권을 쥐는 경기도 펼칠 수 있다.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 가서도 잘하려면, 여러 가지 능력을 갖춘 모습을 보여주려면, 리그 경기장부터 '토대'가 돼야 한다."

관건은 팬들의 공감이다. 목표점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 '팬들이 얼마만큼 서울을 믿어줄 수 있느냐'가 늘 고민이다. 기성용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팬 분들의 관점에서는 실망하셨을 만하다. 결론적으로 파이널 라운드 A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서울이라는 팀의 명성도 있다. 많이 아쉬우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서울은 리빌딩 과정이다. 중대한 시기다. 서울이 정말로 더 큰 구단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번 시즌, 그리고 내년 시즌이 핵심이다. 다가오는 이적 시장과 팀의 장기적 철학, 이런 것들을 구축하는 구간이다. 그래야 좋은 팀으로 성장할 수 있다. 솔직히 여러 가지 생각도 든다. 올해 될 듯 안 될 듯했던 순간들이 많았으니. 그래도 2022년에 부족했던 걸 2023년에 채워갈 여지가 생겼다. 부족했던 요소를 냉정하게 판단해서 준비하면, 내년에는 착오를 줄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1군부터 유스(오산고등학교)까지, 요새 서울은 동일한 철학을 명확하게 공유한다. 결과는 나지 않았지만, 시스템의 통일성만큼은 어느 때보다도 확실하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K리그 토양에서 서울의 개혁한은 과감한 도전이다. FA컵이 남아있긴 하나, 이번 시즌 역시 결실을 맺기 보다는 도전자의 위치에서 마무리 될 공산이 크다.

그래도 외부의 압박과 별개로, 철학에 대한 신뢰도는 구성원 모두 여전히 단단해 보인다. 기성용의 무게감 있는 어조에서 서울 비전에 대한 조직력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프런트와 유스까지,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서울이다. 구조를 만들겠다는 각오에 찬 서울이 이 시기를 슬기롭게 넘긴다면 훗날 어떤 결말에 다다를지 주목된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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