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詩 읽기] 행복이 뭐 별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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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하고 싶은가요?" 한 학생에게 물었는데 되돌아오는 대답 앞에서 나는 잠시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그 학생이 행복이란 의미를 알고 있어서 그런 대답을 한 걸까 싶어서였습니다.
행복한 것 같은데 그 정도 갖고는 양이 안 차고, 가끔 남의 행복과 비교해보면 나는 하나도 행복한 상황이 아닌 것 같거든요.
행복은 간절히 갈구했을 때보다 자신도 모르게 찾아왔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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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하고 싶은가요?” 한 학생에게 물었는데 되돌아오는 대답 앞에서 나는 잠시 어쩔 줄 몰라 합니다. “행복하고 싶어요.”
그가 알고 있는 행복은 어떤 건지 묻고 싶었습니다. 그 학생이 행복이란 의미를 알고 있어서 그런 대답을 한 걸까 싶어서였습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행복에 대해 아는 것도 같고 모르는 것도 같다고 해야 맞을 겁니다.
행복이 참 어렵습니다. 행복한 것 같은데 그 정도 갖고는 양이 안 차고, 가끔 남의 행복과 비교해보면 나는 하나도 행복한 상황이 아닌 것 같거든요. 누구는 행복하다는데 나는 그 행복을 거저 줘도 안 받고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행복은 간절히 갈구했을 때보다 자신도 모르게 찾아왔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남들이 만들어놓은 행복의 잣대와 윤곽 같은 것에 홀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요. 행복 역시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깊이의 문제일 것이고 주체는 반드시 내가 돼야 하는 거니까요.
오랜만에 송수권 시인의 시를 읽는데 울컥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저 시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들을 껴안고 사랑하는 일, 가슴까지 울리는 사랑하는 대상의 목록을 늘려나가는 일. 그것이 행복이지 과연 그 무엇이 행복일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것들을 늘리세요. 미소 짓는 일들 앞에서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자신을 풀어놓으세요. 기다리는 일을 만드세요. 딱딱해진 나의 내면에 부드러움을 얹으세요. 무엇에 가장 크게 눈이 떠지고 마음이 좋아지는지 그걸 찾으세요.
이병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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