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책 수다 떨 수 있는 책 친구들 모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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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비치된 책을 고르면서 자연스레 책방지기에게 묻습니다.
"이 책 읽어 보셨나요?" "이 작가의 지난번 책은 살짝 아쉬웠는데, 이번 책은 괜찮을까요?" "지난번에 추천해주신 책이 좋아서 다시 왔어요. 이번에도 부탁드려요!" 책방지기와 책방을 찾은 손님과의 '책 수다'는 이렇게 시작되고, 한참 지난 뒤에야 "에구, 수다가 길어졌네요"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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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비치된 책을 고르면서 자연스레 책방지기에게 묻습니다. “이 책 읽어 보셨나요?” “이 작가의 지난번 책은 살짝 아쉬웠는데, 이번 책은 괜찮을까요?” “지난번에 추천해주신 책이 좋아서 다시 왔어요. 이번에도 부탁드려요!” 책방지기와 책방을 찾은 손님과의 ‘책 수다’는 이렇게 시작되고, 한참 지난 뒤에야 “에구, 수다가 길어졌네요”로 마무리됩니다.
책은 혼자 읽는 것이니, 사람들은 책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할까?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방을 열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의의로 책을 두고 소소하게 대화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요. 영화를 본 뒤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보다 책 읽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다 보니, 동네 책방에서 만난 책 친구 또는 책방지기를 찾으시는 게 아닐까 합니다.
동네 책방에서 책을 고르고 책방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모두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입니다. 그리고 책이 주는 느낌, 책을 경험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과 책이 만나는 공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 되고자 ‘좋은날의책방’에서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방지기의 오지랖과 책 수다의 욕구가 만나 2016년 첫 일본어 낭독 모임이 만들어진 이후 필사, 토론, 낭독 등을 주제로 12~13개에 이르는 다양한 책모임(북클럽)을 운영해 왔습니다. 책방지기는 자칭 “북클럽 코디네이터”로서, 책모임 생성부터 인원 모집, 운영 지원 등으로 책모임 활성화를 돕고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책모임이 현재는 예전에 견줘 3분의 1 수준만 운영되고 있어 아쉬움이 많습니다. 하반기에는 조금 더 많은 책모임 활동들이 기지개를 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1년에는 주간지 <시사인>과 시즌제 책모임을 진행했고, 2022년에는 전국의 동네 책방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청년, 책에서 길을 묻다”를 진행했습니다. 온·오프라인 책모임과 저자 강연이 결합한 형태의 책모임으로, 2번째 시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책 한권을 읽고, 저자의 대담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소설로 기록된 우리 시대 이야기를 철학으로 풀어보는 ‘심야 서당’ 인문학 수업도 매주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고 드로잉으로 표현하는 ‘한 페이지로 그려보는 긴긴밤’ 수업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좋은날의책방은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이는 동네 책방입니다. 책방에 들여놓은 책들이 바래져 가도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서점으로 봐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화센터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입니다.
분당/글·사진 박윤희 좋은날의책방 대표
좋은날의책방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느티로63번길 27 (정자동) 1층 101호
www.instagram.com/gooddayboo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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