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이민자들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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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이 올해 미국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이쪽'에서 열광하는 '한류'가 가닿고 있는 '저쪽'에선 과연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오징어>
세계 대중문화의 본산이라는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에 에미상을 주고, '한국 영화'에 아카데미상을 주는 맥락은 과연 무엇일까요? 흔히 "다양성의 확대"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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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올해 미국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이쪽’에서 열광하는 ‘한류’가 가닿고 있는 ‘저쪽’에선 과연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세계 대중문화의 본산이라는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에 에미상을 주고, ‘한국 영화’에 아카데미상을 주는 맥락은 과연 무엇일까요? 흔히 “다양성의 확대”라고 말합니다. 제국주의의 역사를 거치며 오랫동안 전세계에 각인되어 있던 백인 중심주의가 조금씩 마모되어, 인종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더 다양한 세상‘들’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요. 그러니 이 거대한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단지 이쪽에서 저쪽으로 ‘뻗어나가는’ 한 방향에만 우리의 시선을 가둬선 안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다양성이 확대되어온 배경에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인정받기 위해 발버둥쳐온 사람들의 투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겨보며, ‘이민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다양성 확대는 수많은 이민자들이 ‘이곳에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빈 약속을 증빙으로 삼아 받아낸 빚이 아니라,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인종주의를 상대로 말 그대로 처절한 투쟁을 통해 얻어낸 전리품이었습니다. 한국계 미국 시인 캐시 박 홍이 ‘모범 소수자’ 인종으로서 겪었던 내면의 고뇌를 담은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마티)에서 본 글이 머리에 깊이 남습니다. “이민자들이 공유하는 뿌리는 이 나라가 우리에게 부여한 기회가 아니라, 백인 우월주의의 자본주의적 확장이 우리의 조국의 피를 빨아 부를 챙긴 방식이다. 우리가 이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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