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20대 편법증여 의심 '수상한 부채' 눈덩이.. 지난해에만 7천억원 늘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실 국세청 자료 분석
'편법증여' 의심돼 모니터링 대상에 오른 '빌린 돈'
지난 한 해 20대 이하에서 7천억원 늘어
5년간 부채사후관리 규모, 20대에서 8배 폭증
정성호 "국세청 철저한 사후관리 필요"

그래픽=정기현기자. 자료=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 국세청.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금을 피하기 위해 '편법증여'한 걸로 의심되는 20대 이하의 부채 규모가 지난 5년새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부모에게 빌린 돈'으로 교묘하게 포장된 편법증여를 막기 위해 정부 당국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부채사후관리점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0세 미만의 '편법증여 의심' 부채가 전년 대비 628억원이 늘어났다. 20대에서는 같은 해 6327억원 증가했다. 20대 이하에서 편법증여로 의심돼서 당국이 모니터링 중인 부채만 7000억원에 달한다.

부채사후관리는 국세청이 편법증여를 막기 위해 부모 등에게 '빌린 돈'에 대해 관리·감독하는 제도다. 증여 받은게 아니라 빌린 돈이라고 하지만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경우 정말 빌린 돈이 맞는지,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고 있는지, 또 상환하는 자금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세밀히 살펴보는 절차다.

문제는 '편법증여 의심 부채'라고 할 수 있는 부채사후관리 액수가 20대 이하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해에 부채사후관리로 새롭게 등재된 금액(부채사후관리 신규등재)을 살펴보면, 20세 미만은 2017년 245억원에서 2021년 628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20대에서는 같은 기간 759억원에서 6327억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으며, 30대도 5164억원에서 2조 3898억원으로 폭증했다.

기존에 있던 부채사후관리를 포함한 누적 등재잔액 또한 30대 이하에서 증가세가 가팔랐다.

20세 미만의 부채사후관리 총 등재잔액은 2017년 547억원, 2018년 908억원, 2019년 1229억원으로 매년 늘다가 지난해에는 2149억원으로 집계됐다. 5년새 미성년자의 편법증여 의심 부채 규모가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대의 경우에도 2017년 2323억원이었던 게 지난해 1조 4712억원으로, 30대에서는 1조 9077억원에서 지난해 7조 878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40대 이상의 부채사후관리 금액이 완만하게 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세청이 부채사후관리를 점검한 결과, 편법증여라고 적발해 추징한 건수와 추징세액도 늘고 있다.

국세청은 2017년 8276건을 점검한 결과 이 중 180건을 편법증여라고 판단해 38억원을 추징했다. 지난해 점검 건수는 1만 1438건으로, 이 중 1017건이 편법증여로 밝혀져 210억원을 추징했다. 편법증여로 적발된 건수를 기준, 5년 전과 비교해 6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국세청은 지난 2019년 세무대리인의 편법증여 시도가 회계처리에서 적발될 경우, 세무대리인의 적극적인 가담행위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세무대리인도 처벌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차용을 둔갑한 증여와 관련해 법률사무소에 '절세 컨설팅'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아 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성호 의원은 "증여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채무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빌린 돈이 편법증여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세청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영식 변호사(법률사무소 명현)는 "10~20대는 자산을 취득할 만한 여력이 없으니 부모님에게 빌리거나 증여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문제는 빌린 것인지, 증여인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부모에게 돈을 빌리는 것도 금전 거래인만큼 금전소비대차계약서(차용증)을 작성하고 이자와 그에 따른 소득세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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