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대자보 운동

박미현 2022. 9.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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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민심을 헤아리지 못할 때 대학가에는 대자보가 등장했다.

2학기 개강과 동시에 강원대와 한림대를 비롯 전국 여러 대학에 대자보가 나붙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매우 낮은 지지율이 30% 안팎의 수치로 표현됐다면 대학가에 등장한 대자보는 대학생 시각에서 맞닥뜨린 실망을 넘어선 분노감이 직설적으로 표출됐다.

'안녕들 하십니까?' 같은 제목의 대자보이지만 다양한 의견, 다른 내용이 보태져 전국 대학가를 넘어 직장에서 출현할 정도로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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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민심을 헤아리지 못할 때 대학가에는 대자보가 등장했다. 2학기 개강과 동시에 강원대와 한림대를 비롯 전국 여러 대학에 대자보가 나붙었다. 대자보에는 논문 표절, 부정 입학과 같이 대학에 더 민감한 이슈가 포함된 것은 물론이다. 대학마다 표현에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절망, 해악, 파탄, 굴욕, 가짜, 실추 등의 어휘가 난무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매우 낮은 지지율이 30% 안팎의 수치로 표현됐다면 대학가에 등장한 대자보는 대학생 시각에서 맞닥뜨린 실망을 넘어선 분노감이 직설적으로 표출됐다.

대자보는 대학생 시각에서 사회를 읽기에 시대성을 반영하고 있다.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우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사회 현안에 대한 토론을 이끌어내면서 반응을 일으킨다. 제기된 현안에 대한 토론이 활성화되고, 나아가 집단행동을 촉발하기도 한다. 뉴미디어기술에 기반한 온라인 및 모바일 발달로 개인화되는 성향이 강해졌기에 더 이상 대자보가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2013년 12월 10일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서 주현우 학생이 시작한 ‘안녕들 하십니까?’ 제목의 대자보는 달랐다.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러 오는 시간에 맞춰 대자보 앞에 섰고, 겨울철이어서 지나는 사람이 걸음을 멈추고 따뜻한 음료를 건넸다. 이듬해 1월까지 지역과 각계각층을 휩쓸며 이런 한계를 무색게 했다. 인간 삶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이 위협받는 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기에 반향은 컸다.

‘안녕들 하십니까?’ 같은 제목의 대자보이지만 다양한 의견, 다른 내용이 보태져 전국 대학가를 넘어 직장에서 출현할 정도로 호응했다. 국토부에서도 같은 제목의 동영상을 제작했으니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는 하나의 사회현상이 돼 ‘대자보 운동’으로 발전했다. 대학가 대자보는 힘을 잃은 것이 아니라, 언제든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발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박미현 논설실장 mihyunp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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