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 펼져진 탈환과 상실의 땅 '수복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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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게는 탈환한 땅이지만 북에서는 잃어버린 땅.
선택할 여지도 없이 두 개의 국가를 받아들여야 했던 '수복지구'의 삶을 문학으로 푸는 것은 지난 70여년간 강원문단의 큰 갈래였다.
그간 분단문학이나 통일문학이라는 이름 아래 수복지구 소재의 작품이 많이 나왔지만 한국문학에서는 별도의 장르로 특별한 아카이브를 구축하지는 못했었다.
설악문화예술포럼(이사장 이상국)은 '문학으로 본 수복지구 이야기'를 주제로 자료집 '수복지구'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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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복지구 및 실향 문인 작품 수록
오늘 속초문예회관 심포지엄 개최
남한에게는 탈환한 땅이지만 북에서는 잃어버린 땅. 인민에서 국민으로 바뀌어 버린 순간. 선택할 여지도 없이 두 개의 국가를 받아들여야 했던 ‘수복지구’의 삶을 문학으로 푸는 것은 지난 70여년간 강원문단의 큰 갈래였다.
그간 분단문학이나 통일문학이라는 이름 아래 수복지구 소재의 작품이 많이 나왔지만 한국문학에서는 별도의 장르로 특별한 아카이브를 구축하지는 못했었다. 그 기록의 작업이 강원문단에서 올 가을 시작됐다.
설악문화예술포럼(이사장 이상국)은 ‘문학으로 본 수복지구 이야기’를 주제로 자료집 ‘수복지구’를 펴냈다.
‘수복지구’는 북위38도 이북지역 중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에 따라 대한민국에 편입된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이다. 상당기간 북한 체제 속에 혼란과 아픔을 겪은 곳으로 강원도를 포함해 전국 10개 시·군에 걸쳐 있다.
설악문화예술포럼은 이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애환, 역사를 문학으로 살펴보고, 주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번 책을 엮었다.
‘나비와 광장’을 쓴 함경도 출신 고 김규동 시인을 포함해 분단 극복을 위해 노력 해 온 작고 문인 작품과 한국문단의 원로 등의 글이 다양하게 실렸다.
속초 출신 염무웅 전 국립한국문학관장(문학평론가)은 ‘던져진 땅에서 살아내는 일’을 주제로 수복지역 문학에 관한 단상을 썼다. 월북한 부친의 이력으로 고난을 겪은 고 이성선 시인이 아버지에 대해 쓴 시 등을 살피고 있다. 염 평론가는 “수복지역이라는 별도 개념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 되어야하지 않을까”하고 되묻는다.
이경자 소설가가 자매의 이산가족 상봉 현장을 생생히 그린 단편 ‘언니를 놓치다’도 담겼다. 누구보다 단단하고 카랑카랑했던 언니와 그의 월북 이후 “인생을 단 한발짝도 떼어 놓지 못했”던 동생의 회환이 가득하다. 수십년의 기다림 끝에 ‘뭉텅’ 주어진 며칠간의 만남 속에 감정의 변화가 휘몰아친다.
이선국(고성) 수필가의 ‘창경바리 아바이’, 철원에서 활동하며 지뢰와 철조망 등의 아픔을 시로 풀어낸 정춘근·조광태 시인의 작품 등도 있다.
자료집 발간과 함께 ‘수복지구 사회상의 문학적 수용’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16일 오후 3시 속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참가자 대부분 속초·철원·양구·고성·양양 등 강원지역 수복지구 출신이거나 살고 있는 문인 및 주민이다. 이경자(양양) 소설가, 고형렬(속초) 시인, 최재도(고성) 극작가가 실향민과 수복지구 주민들의 시각에서 시와 소설, 희곡 이야기를 나눈다. 박철·이선식·한상호 시인, 엄경선 프리랜서 기자, 양용석 속초문화원 사무국장이 토론에 함께 하며, 최창영 전 속초시의원이 체험담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상국 이사장은 “정치적으로 혼란스럽고 사상적으로 주시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주민들이 당한 고초나 애환은 전후 어느 지역 보다 극심했을 것”이라며 “자료집과 심포지엄을 통해 직접 겪은 수복지구 문화와 사람들 의식 속에 내면화된 분단 현실을 깊이있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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