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펙트럼 위 '멈춰진 시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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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출신 박성규 작가가 첫 소설집 '멈춰진 시간의 기억'을 펴냈다.
표제작을 비롯해 '도돌이표가 없는 연주', '진화하는 학습 이론', '멀티시대의 초대 방식', '파도 위 걷기', '탁 선생의 경매물' '순임이와 장닭' 등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1995년 '시와 시인'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박성규 작가는 2019년 '문학 나무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소설쓰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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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출신 박성규 작가가 첫 소설집 ‘멈춰진 시간의 기억’을 펴냈다. 표제작을 비롯해 ‘도돌이표가 없는 연주’, ‘진화하는 학습 이론’, ‘멀티시대의 초대 방식’, ‘파도 위 걷기’, ‘탁 선생의 경매물’ ‘순임이와 장닭’ 등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1995년 ‘시와 시인’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박성규 작가는 2019년 ‘문학 나무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소설쓰기를 시작했다. 강릉에서 활동하면서도 강릉에 집착하지 않는 그의 소설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히말라야의 고산에도 오르고 경매에 몰두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개발팀에서 일하다 피아노 연주도 한다. 또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밀려나가기도 하고, 무속 세계에 관심을 쏟기도 한다. 이 모든 작중 인물은 작가와는 무관한 독립된 객체다. 다양한 소설적 장치와 더불어 시적인 문장들은 음악이 함께 흐르는 듯한 여운도 준다. 시간과 공간의 축을 구조적으로 생동감있게 표현한 것 또한 작가의 특징이다.
대체로 박성규의 소설에는 대학생이 나오거나 대학시절을 회상하는 내용이 나온다. 춘천과 화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단편 ‘아픔이 노래가 되는’이 대표적이다. 정신적인 문제로 오른손 3번 손가락이 제대로 안 움직여 피아노를 못 치게 된 피아니스트 주인공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 내용이다. 피아니스트가 ‘한나정’이 갖고 있는 내상의 원인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꿈과 연계해 풀어낸다.
‘멀티시대의 초대 방식’은 스마트폰 신제품 ‘프로타콘F’를 발표하는 장면으로 시작, 최첨단 기술개발의 이면을 생생하게 그렸다. 개발부의 신제품 총괄 책임을 맡은 ‘이길수’가 갑자기 인도로 발령이 나면서 벌어지는 회사 내부의 암투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강신무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그리움에 시간표는 없다’는 이와 대조적이다. 태백산에 등산을 간 ‘진규’ 일행은 대학 때 만난 캠퍼스 커플 선화와 내림굿을 받아 무당이 된 선화 어머니의 굴곡진 삶을 묘사했다. 순간마다 기이한 인연의 중첩은 무속세계와 연관돼 꿈 속을 걷는 듯 는껴진다.
해설을 쓴 이승하 시인은 “박성규의 소설은 홍상수 영화처럼 거의 다 문득 끝나고 만다. 그런데 그것이 어색하지 않고 소설에 세련미를 더해준다”고 평했다. 박성규 작가는 “꽤 오랜 기간 시를 쓰다가 호흡이 긴 소설을 쓰는 것이 힘 들었다”며 “그렇지만 쓰는 즐거움은 있었다. 힘든 게 즐거움이었다”고 했다.
강릉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박성규 작가는 시집 ‘적멸’외 4권을 펴냈으며 객주문학상, 강원문학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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