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열 3위 리잔수 방한..초점은 북핵·공급망·사드

정승임 2022. 9. 1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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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5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왔다.

우리의 국회의장에 해당하는 전인대 상무위원장 방한은 2015년 장더장 이후 7년 만이다.

리 상무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최고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 멤버로 당 서열이 시 주석, 리커창 총리 다음인 만큼 방한 기간 그의 입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 상무위원장을 보낸 중국의 노림수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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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 잇달아 만나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5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왔다. 우리의 국회의장에 해당하는 전인대 상무위원장 방한은 2015년 장더장 이후 7년 만이다. 66명의 대표단과 수행단에는 장관급 4명, 차관급 3명도 포함됐다.

리 상무위원장은 16일 초청자인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동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LG 사이언스파크도 찾는다. 지난 7월 방한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위원장이 들른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중 간 최대 관심사는 2014년 7월 이후 성사되지 못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다. 2016년 7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아직까지 냉각된 양국관계를 도약시킬 '게임 체인저'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윤 대통령 예방이나 김 의장과 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 방한 외에 양국이 초점을 맞춘 이슈에는 온도차가 있다. 우리는 북핵 문제의 지렛대로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 반면 중국은 미국 주도로 재편되는 공급망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이 껄끄럽다. 중국은 기존 3불(不)에 더해 1한(限)까지 거론하며 사드 문제를 놓고 한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리 상무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최고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 멤버로 당 서열이 시 주석, 리커창 총리 다음인 만큼 방한 기간 그의 입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①북핵 : 中,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시큰둥

2018년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방북 중인 리잔수(가운데)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나란히 입장한 후 청중들의 환호에 두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북한은 8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선제 핵 타격'을 강조하며 위협수위를 높였다. 자연히 북한이 혈맹으로 의지하는 중국의 협조가 더 절실해졌다. 북한은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 짓는 당대회(10월 16일) 이후 핵버튼을 누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선 대북제재에 미온적이다. 지난 5월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놓고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와 함께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중국이 북한의 '믿을맨' 역할을 자제하지 않는다면 비핵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②공급망 : 느슨해진 한미 틈, 파고드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 오토쇼를 방문해 캐딜락의 전기차 '리릭'에 시승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P/뉴시스

중국은 미국 주도로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이 부담스럽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안보를 넘어 경제동맹까지 선언하며 밀착하면서 대중 압박전선에 동참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합류했고,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한국ㆍ미국ㆍ일본ㆍ대만) 예비회의도 앞두고 있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결과적으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한국산 전기차가 차별대우를 받게 되면서 한미관계가 냉랭해지고 있다. 정부는 전방위로 대미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중국으로선 느슨해진 한미관계의 틈을 파고들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리 상무위원장을 보낸 중국의 노림수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③사드 : 한중관계 경색 초래한 민감 이슈

2017년 6월 경상북도 성주 사드 기지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돼 있다. 윤석열 정부는 임시 배치 상태인 성주 사드의 정상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성주=로이터 연합뉴스

리 상무위원장이 방한 기간 사드를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경북 성주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는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이슈다. 정부는 최근 지상접근권을 100% 보장하고 일반 환경영향평가에 속도를 내는 등 정식 배치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사드 배치 이후 한중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었다는 점에서 리 상무위원장의 발언 수위에 따라 이번 방한 기간 모든 이슈를 압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도 양보할 수 없는 안보 현안인 만큼 상당한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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