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재회피 꼼수… 선박 평형수 탱크에 물 대신 유류 선적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2. 9. 1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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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따라 수입이 제한된 유류를 밀수하기 위해 선박 내 평형수(ballast water) 탱크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거의 모든 상선은 바닷물을 채웠다가 배출할 수 있는 평형수 탱크를 갖추고 있다. 선박의 무게중심을 낮춰 균형을 잡고 안정을 유지하려는 목적이다. 평형수를 채우거나 배출하면서 배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유류를 채워놓으면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생기기 쉽다. 바닷물 대신 유류를 싣고 운항하다가 사고가 나면 탱크 속 유류가 유출돼 대규모 해양오염을 일으킬 우려도 크다.

NK뉴스는 북한이 평형수 탱크에 거래가 제한된 정제유를 몰래 채웠고, 평형수가 없는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닥에 무거운 콘크리트를 부착하거나 다른 화물을 더 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한 유엔 회원국이 이런 ‘예비 정보’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 전달했고, 조만간 공개될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이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후루카와 가츠히사 전 유엔 전문가 패널 위원은 이 매체에 “평형수 탱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어떻게 선박을 운행할 수 있겠나”라며 “재앙을 부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닐 와츠 전 유엔 전문가 패널 위원도 “유류는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평형수 탱크에 유류를 싣는 것은 (안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유류를 담았던 평형수 탱크에 다음 운항 때 바닷물을 채웠다가 내보내면 탱크 속 유류가 바다로 배출돼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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