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8경기째 골 침묵.. 지난 시즌과 뭐가 달라졌나

이영빈 기자 2022. 9.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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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포커스] 수비 뒷감당하다 볼일 제대로 못봐
손흥민이 지난 1일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공중볼을 따내려는 모습. 손흥민은 올 시즌 공식 경기 8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손흥민(30·토트넘)의 시즌 시작이 천근만근이다. 개막 후 공식전 8경기에서 골이 없다. 9경기 동안 골을 넣지 못했던 2018-2019시즌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시즌 도중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다녀와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던 탓이 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대한 상대 압박이 더 거세졌을 뿐 아니라, 팀 내부에서도 달라진 점이 많다.

◇수비 부담 가중

토트넘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히샤를리송(브라질), 클레망 랑글레(프랑스) 등 준주전급으로 쓰이는 새 얼굴만 5명이다. ‘짠돌이’라 불리던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이례적으로 과감히 투자한 결과였다. 그러나 그 결과 서로 호흡이 많지 않으며 삐걱거리는 모습이 시즌 초반 자주 보인다.

대표적으로 왼쪽 공격수 손흥민과 왼쪽 수비수인 신입생 이반 페리시치(크로아티아)의 동선 문제가 있다. 수비수이면서도 공격적 성향이 강한 페리시치는 왼쪽 끝까지 올라와서 골문 앞까지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문제는 페리시치가 이처럼 깊숙이 공격에 관여할 때 손흥민은 상대 역습에 대비해 텅 빈 후방을 지켜야 해 지난 시즌 같은 골맛을 느끼기 힘들다는 점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페리시치와 손흥민의 공간 배분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상대 수비를 곤혹스럽게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한 명씩 번갈아가며 공격하니 막기에 더 쉽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격에서는 2선으로

지난 시즌엔 토트넘의 공격수 3인방인 최전방 해리 케인(잉글랜드), 오른쪽 데얀 클루세브스키(스웨덴), 왼쪽 손흥민이 유기적 움직임으로 위치를 바꿔가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이러면서 케인이 중원에 내려온 사이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공간 패스를 건네는 것이 토트넘의 주요 득점 공식이었다.

반면 올해 쿨루세브스키 대신 투입되는 히샤를리송은 전방에서 공을 잡고 쇄도하는 것을 즐긴다. 선수 생활 동안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서 뛴 시기도 길었다. 히샤를리송의 움직임이 줄어들자 케인도 지난 시즌과 다르게 골대 앞에 자리 잡는 시간이 많아졌다.

손흥민의 능력은 속도를 낼 수 있을 때 최강의 위력을 발휘한다. 그런데 케인이나 히샤를리송이 전방에 자리 잡고 있으니 왼쪽 2선에서 패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영국 BBC는 “콘테 감독은 손흥민이 낮은 위치를 한 경기 50분 이상 유지하도록 주문한다. 이는 (적극 돌파를 주문받는) 히샤를리송이 들어왔을 때 손흥민보다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변화가 필요하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EPL에서 6경기 무패(4승2무)로 출발이 좋지만, 경기력은 지난 시즌만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손흥민뿐 아니라 해리 케인, 쿨루세브스키도 온전한 경기력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경기에서 2골을 넣고 2골을 내줬다. 프랑스 마르세유를 상대로 막판 2골을 몰아쳐 2대0으로 이겼지만, 약체로 평가됐던 포르투갈 스포르팅CP를 상대론 경기 내내 고전하며 0대2로 졌다.

선수 출신 전문가들은 토트넘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였던 리오 퍼디난드는 “최고의 선수인 손흥민의 경기력을 이끌어 내는 건 콘테 감독의 몫”이라고 했다. EPL 득점왕 출신인 마이클 오언도 “지난 몇 년 동안 팀을 지탱해 올 정도로 뛰어난 손흥민에 대해서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콘테 감독은 자신이 준비한 팀 전술이 조금 삐걱거려도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 지금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단 전체 경기력이 올라와 손흥민도 활약하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민재는 맹활약

손흥민이 고전하는 사이 김민재(26·나폴리)는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그는 15일 스코틀랜드 레인저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좋은 수비와 적절한 공격 가담으로 팀의 3대0 승리에 기여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와 나폴리 왼쪽 수비수 마리우 후이에게 양 팀 수비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인 7.3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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