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가 대만 도발" 시진핑 "러와 함께 지도적 역할"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2022. 9.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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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제2도시 사마르칸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상세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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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침공 이후 첫 대면회담
회담 테이블에 앉은 시진핑-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원)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원)이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회의에서 회담하고 있다. 두 정상이 대면한 것은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사마르칸트=AP 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제2도시 사마르칸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 대면은 올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 때 이후 7개월 만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이날 회담은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마련됐다. SCO는 중앙아시아 지역 협력과 테러 예방을 위해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창설됐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회원국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상세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굳게 고수한다”며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 등의 도발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강대국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며, 혼돈스러운 세계에 안정과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는 지도적 역할을 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으로 대만 문제로 격화되는 미중 갈등, 미국 중심의 서방 견제 및 압박 속에서 미국에 대한 대응을 공통 이슈 삼아 전략적 협력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 반격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전쟁이 더욱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최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서방 지도자들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기자들에게 “전쟁이 종식되려면 멀었다”며 “휴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휴전될 거라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14일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게 실수였다는 점을 깨닫지 못한 것 같다”며 “태도가 새롭게 바뀔 징후도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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