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상 신발에 숨겨진 땀과 눈물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2. 9.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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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시장 한해 242억 켤레 생산- 저개발국 열악한 노동환경 고발- 다국적기업 무책임한 관행 비판쇼핑몰 시장 신발가게 거리에 나온 판매대에 쌓인 신발과 마주칠 때가 있다.

계절에 따라, 복장에 따라, 기분에 따라 신고 나가는 신발이 다르니 한 사람당 몇 켤레씩은 된다.

세계적으로 연간 242억 켤레의 신발이 만들어진다.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의 신발 수집 규모는 수천 켤레에 이르기도 하는데, 실제로 신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신발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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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워크 - 탠시 E. 호스킨스 지음/김지선 옮김/소소의책/2만1000원

- 세계시장 한해 242억 켤레 생산

- 저개발국 열악한 노동환경 고발

- 다국적기업 무책임한 관행 비판


쇼핑몰 시장 신발가게 거리에 나온 판매대에 쌓인 신발과 마주칠 때가 있다. 신발이 많기도 하다. 집에 들어와 신발장을 열어봐도 많다. 계절에 따라, 복장에 따라, 기분에 따라 신고 나가는 신발이 다르니 한 사람당 몇 켤레씩은 된다.

스니커즈를 신은 사람들. 도시에서 쉽게 만나는 일상 풍경이다. 하지만 모든 신발은 저마다 많은 사연을 지녔다. Image by iqbal nuril anwar from Pixabay

얼마 신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면 신고 있던 신발은 슬슬 지겨워진다. 비교적 깨끗하고 다른 사람이 신을 수 있는 상태일 때 분리수거 하는 것이 합리적 소비라는 생각도 해본다. 요즘은 아파트 단지에서 의류 수거함 옆에 신발만 분리하는 수거함을 따로 두기도 한다. 어떤 신발들인지 궁금해 들여다보면 한 번도 안 신은 듯한 새 신발도 있다. 애초에 왜 샀을까. 굳이 답을 찾는다면 버려진 신발의 주인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새로운 신발들이 자꾸 나오니까!”라고.

신발 되팔기로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10·20세대, 청년,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슈테크’가 인기를 끈다. 슈테크는 슈즈와 재테크를 합친 신조어다.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신발을 산 뒤, 마니아나 수집가들에게 더 비싼 값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이다. 슈테크를 하는 이들을 위한 모바일 앱이 따로 만들어질 정도다.

그런가하면 개발도상국이나 빈국, 아프리카 지역 가난한 농민과 아이들은 신발을 살 돈이 없어 맨발로 살고 있다. 어쩌다 생긴 신발이 있다 해도 아이가 자라는 동안 자연히 작아진다. 앞코를 잘라내 발가락이 드러난 신발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맨발은 상처를 입기 쉽다. 토양을 매개로 한 전염병이나 기생충에 특히 취약해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세계적으로 연간 242억 켤레의 신발이 만들어진다. 세계 인구 77억 명이 신고 남을 만큼 만들어지지만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의 신발 수집 규모는 수천 켤레에 이르기도 하는데, 실제로 신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신발을 소유하고 있다.

‘풋 워크’의 저자 탠시 E. 호스킨스는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이다. 의류와 신발 관련 글을 많이 써온 저자는 이 책에서 평범한 일상용품인 신발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복잡하고 불합리한 문제를 깊이 파헤친다.

‘스니커 광’이 모인 행사장을 찾아가 그들이 느끼는 신발의 매력이 무엇인지 귀담아 듣고, 지구상 신발 공장들을 탐사한다. 임시 난민 수용소의 절박한 실상도 상세히 기록했다. 다국적기업의 무책임한 관행과 제품 가격을 높이는 대신 노동을 쥐어짜는 것을 이윤 창출 전략으로 삼는 유명 브랜드의 행태도 비판한다. 소비자들을 열광시키는 브랜드 신화 뒤에 철저히 숨겨진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진실은 충격적이다.

미국에서 디자인되고 동남아시아에서 만들어 유럽에서 팔리는 운동화, 독성 폐수,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무두질 공장 노동자, 50시간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나이키 운동화를 사려면 월급 절반을 바쳐야 하는 중국인 노동자, 최저임금의 20~25%밖에 못 버는 파키스탄 재택 노동자, 거대한 쓰레기장을 뒤지며 살아가는 사람들…. 신발에 숨겨진 불평등과 위태로운 삶 이야기가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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