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心 향방 몰라".. 與내부, 원내대표 19일 선출 앞두고 눈치싸움
강경석 기자 2022. 9. 16. 03:01
'주호영 합의추대' 사실상 무산
재선 이용호 1명만 출마 선언
후보군 거론 중진들 말 아껴
윤핵관 2선후퇴 뒤 안갯속 판세
재선 이용호 1명만 출마 선언
후보군 거론 중진들 말 아껴
윤핵관 2선후퇴 뒤 안갯속 판세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순간까지 출마할지 말지 서로 눈치싸움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 선거를 둘러싸고 유례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를 나흘 앞둔 15일까지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은 재선의 이용호 의원 한 명뿐. 이를 두고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정치를 10년 넘게 했지만 이런 원내대표 선거는 처음 겪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둘러싼 눈치 싸움만 벌어지고 있는 것.
○ ‘주호영 추대론’ 무산에도 정중동(靜中動)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19일 오전 10시 의원총회에서 진행된다. 후보 등록은 17일 하루. 정치권에선 의원들의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선거 특성상 “투표함을 열기 전까진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렇다 보니 통상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는 의원들은 출마 선언에 앞서 길게는 6개월 전부터 물밑에서 치열하게 선거운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이 의원이 국민의힘 내에서 첫 출마 선언을 한 이후에도 그동안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던 중진 의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의원들에 따르면 물밑 선거운동도 전혀 없는 상황. 한 초선 의원은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중진 의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직접적으로 ‘도와 달라’는 말조차 없었다”며 “누가 실제로 출마할지조차 알기 힘든 깜깜이 선거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도 없고 출마 선언도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주호영 추대론’이 자리 잡고 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만 채우는 조건으로 주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왔다”며 “정기국회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국정감사와 대야 협상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원내대표를 한 차례 지낸 주 의원이 적임자라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도 이날 “엄중한 상황인 만큼 당의 단합된 모습도 보이고 모양새가 좋게 끝나면 좋다”며 추대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추대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눈치 싸움은 더 심해진 형국이다. 이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이 큰 위기를 맞이한 현 상황에서도 원내대표 돌려 막기, 추대론 등 과거 회귀적 발언들만 나오고 있다”며 “6·25전쟁 중에도 선거를 치렀다. 비상 상황일수록 경선을 하는 게 맞다”고 추대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 ‘尹心’은 여전히 오리무중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 선거를 둘러싸고 유례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를 나흘 앞둔 15일까지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은 재선의 이용호 의원 한 명뿐. 이를 두고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정치를 10년 넘게 했지만 이런 원내대표 선거는 처음 겪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둘러싼 눈치 싸움만 벌어지고 있는 것.
○ ‘주호영 추대론’ 무산에도 정중동(靜中動)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19일 오전 10시 의원총회에서 진행된다. 후보 등록은 17일 하루. 정치권에선 의원들의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선거 특성상 “투표함을 열기 전까진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렇다 보니 통상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는 의원들은 출마 선언에 앞서 길게는 6개월 전부터 물밑에서 치열하게 선거운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이 의원이 국민의힘 내에서 첫 출마 선언을 한 이후에도 그동안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던 중진 의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의원들에 따르면 물밑 선거운동도 전혀 없는 상황. 한 초선 의원은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중진 의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직접적으로 ‘도와 달라’는 말조차 없었다”며 “누가 실제로 출마할지조차 알기 힘든 깜깜이 선거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도 없고 출마 선언도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주호영 추대론’이 자리 잡고 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만 채우는 조건으로 주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왔다”며 “정기국회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국정감사와 대야 협상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원내대표를 한 차례 지낸 주 의원이 적임자라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도 이날 “엄중한 상황인 만큼 당의 단합된 모습도 보이고 모양새가 좋게 끝나면 좋다”며 추대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추대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눈치 싸움은 더 심해진 형국이다. 이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이 큰 위기를 맞이한 현 상황에서도 원내대표 돌려 막기, 추대론 등 과거 회귀적 발언들만 나오고 있다”며 “6·25전쟁 중에도 선거를 치렀다. 비상 상황일수록 경선을 하는 게 맞다”고 추대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 ‘尹心’은 여전히 오리무중
정진석, 제주포럼 참석… 野의원과 악수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5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제주포럼 특별세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민주당 윤호중 의원. 서귀포=뉴스1 |
당 안팎에선 4선 김학용, 3선 박대출 윤영석 윤재옥 이종배 조해진 의원 등이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추대론이 당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단계로 가느냐가 가장 중요해 그에 따라 처신하려고 한다”고 말을 아꼈다. 조 의원도 “가부간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후보군이 모두 출마하지 않을 경우 주 의원과 이용호 의원만 후보로 등록하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복수의 원내대표 후보가 나설 경우 경선은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이 모두 출마를 포기하게 되면 사실상 경선 형식을 빌린 추대론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며 “반대로 누구든 추가로 출마 선언을 하게 되면 봇물 터지듯 후보들이 난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결국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16일이 원내대표 선거전의 판도를 결정할 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최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2선으로 물러난 것도 눈치 싸움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 중진 의원은 “의원들이 갈팡질팡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실려 있는지 다들 정확히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윤핵관들의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과 당의 가교 역할을 해왔던 윤핵관들의 기세가 약해지면서 누구도 자신 있게 ‘윤심’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반면 다른 의원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윤 대통령이 어떻게 ‘윤심’을 전할 수 있겠느냐”며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선출하면 될 일이지 윤심에 따라 누굴 뽑을지 말지 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후보군이 모두 출마하지 않을 경우 주 의원과 이용호 의원만 후보로 등록하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복수의 원내대표 후보가 나설 경우 경선은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이 모두 출마를 포기하게 되면 사실상 경선 형식을 빌린 추대론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며 “반대로 누구든 추가로 출마 선언을 하게 되면 봇물 터지듯 후보들이 난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결국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16일이 원내대표 선거전의 판도를 결정할 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최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2선으로 물러난 것도 눈치 싸움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 중진 의원은 “의원들이 갈팡질팡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실려 있는지 다들 정확히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윤핵관들의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과 당의 가교 역할을 해왔던 윤핵관들의 기세가 약해지면서 누구도 자신 있게 ‘윤심’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반면 다른 의원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윤 대통령이 어떻게 ‘윤심’을 전할 수 있겠느냐”며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선출하면 될 일이지 윤심에 따라 누굴 뽑을지 말지 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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