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외국대학 공동 학업공간.. 글로벌 인재 양성 산실 [지방기획]

강승훈 2022. 9. 16.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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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글로벌캠퍼스 창설 10주년
외국명문대 5개교 유치 3700여명 재학
'3+1' 교육 일정.. 본교서 직접 학사 관리
교수 260여명 상주.. 10명 중 6명 외국인
우수 연구인력 지역사회 싱크탱크 역할
산학협력단 출범 시켜 시너지 효과 창출
스탠퍼드대 스마트시티 연구소도 개소
교육·연구환경 대대적 업그레이드 시행
2003년 8월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시의 송도·영종·청라 지구. 이들 삼각 축은 인천의 지도를 바꿀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이 가운데 핵심인 송도는 바다를 메운 땅 위에 초고층 오피스와 각종 인프라가 들어섰고 첨단 연구소 및 바이오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파크 같은 훌륭한 공원과 컨벤션도 선보였다. 국제기구는 15개가 위치했고 4000여명의 외국인이 시민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그야말로 글로벌 도시인 셈이다.
인천글로벌캠퍼스 전경.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제공
국제학교 등 우수한 교육기관은 이곳 송도를 구성하는 주요 소프트웨어로 꼽힌다. 특히 외국 명문 대학 5개교를 유치해 3700여명의 다양한 국적과 언어·문화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인천글로벌캠퍼스(IGC)가 두드러진다. 여러 외국 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대한민국 최초 사례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는 평이다. 2012년 중앙정부와 인천시가 뜻을 모아 조성해 올해 10살이 됐다.

1단계 프로젝트가 완료된 현재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대(SBU)와 패션기술대(FIT), 한국조지메이슨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가 활발히 가동 중이다. 이들은 분교가 아닌 확장캠퍼스이기 때문에 입학과 졸업, 학위 수여 등 모든 학사 일정과 교육을 본교에서 직접 관리한다. 재학생들은 인천에서 3년, 이후 본교로 넘어가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 공부하며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대학들 활발한 교류로 창의적 인재 양성

15일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에 따르면 IGC는 해외 대학과 연구소 운영으로 글로벌 인재 산실로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뛰어난 연구 인력에 대한 잠재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입주 대학 5개교에는 260여명의 교수진이 상주 중이며 이 가운데 10명 중 6명이 외국인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야말로 거대한 싱크탱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올해 5월 처음 개최된 5개 대학 공동주관의 학부 연구 심포지엄은 학계 눈길을 끌었다. 참여 학생들은 본인의 연구 또는 프로젝트 내용을 발표하고 교수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이를 심사한 뒤 최종 평가했다. 매년 개최될 이번 심포지엄은 인적·지적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소통과 협력의 장으로 역할이 기대된다.

이곳 대학들은 산학협력단을 출범시켜 수준 높은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는 데 시동을 걸고 있다. 2020년 외국 대학을 산업교육기관에 포함하는 ‘산학교육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발효에 따른 것이다. 생명공학, 이공학, 사회과학 등 여러 대학별 경쟁력 있는 분야가 한데 모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이제 단순히 외국 대학 간 공유캠퍼스를 지향하는 것만이 아닌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산학연 활동의 집약체로 도약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스탠퍼드대 스마트시티 연구소가 캠퍼스에 개소하며 위상이 다시 한번 높아졌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지속가능성 등 4차산업의 주요 핵심 전략 부문을 아우른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우리나라를 연결하는 협력 허브 및 경제자유구역 내 앵커 연구시설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외 기술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통해 글로벌 지식재산 거래 및 IGC 기술중소기업의 창업·성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로 성장 중인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며 우정을 만들고 있다.
◆“10년 중장기 발전 전략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협력”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IGC가 교육·연구 환경의 대대적 업그레이드를 시행해 주목된다. 학습·생활 및 편익시설, 경관 등 4개의 분야에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먼저 도서관은 기존 400석의 열람실을 800석으로 2배 넓혔다. 구성원 간 소통·협력을 돕기 위해 2개 층에 걸쳐 1·4·6인실, 단체실 등 그룹스터디룸이 마련됐다. 무선인터넷 품질 향상으로 원활한 온·오프라인 강좌를 지원한다.

생활관과 게스트하우스는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들의 삶의 질 확충이 중점적으로 고려됐다. 1000개의 객실 매트리스 교체가 두 차례에 나눠 이뤄졌다. 운동시설을 안전·쾌적하게 이용토록 개선했다. 하반기에는 노후화한 게스트하우스 무선도어락을 전면적으로 바꿀 예정이다. 외부 광장의 벤치와 학생식당은 더욱 활기찬 모습으로 변신 중이다. 대면 전환으로 캠퍼스의 활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요가실, 탁구장, 당구장 등 편익공간도 새 단장을 마치고 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 2년간의 공백을 넘어 새로운 캠퍼스를 보여주기 위해 일상공간 정원화 사업을 벌였다. 1단계로 유휴부지를 아름답게 꾸몄고 휴게·체육 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준비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재단은 여러 기관과 머리를 맞대고 학생들의 창업과 취업을 돕는다. 또 산학협력·연구행정 통합지원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학생 기숙사, 교수 아파트 증축 등 정주여건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학생 기숙사 확대의 경우 273억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10층에 2인실 200호실을 추가로 짓는다. 내년 9월 착공해 2025년 준공한다. 교수 아파트 증축에는 181억원이 투입된다. 33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16층 규모의 60호실 아파트 1개 동을 갖춘다. 2024년에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재단 관계자는 “대학의 경쟁력은 안정적 주거여건과 최고의 교육지원 서비스에 있다. 고급 인재의 확보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라며 “앞으로 유휴부지 환경 개선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IGC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유병윤 IGC운영재단 대표 “입주 외국대학 10개까지 늘려  세계적인 교육 허브로 만들 것” 

“글로벌 융합교육의 핵심 축이 되도록 최적 학습·연구 여건, 유기적 경영체계, 소통·상생을 핵심 과제로 중점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유병윤(사진)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이사는 15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경쟁력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이곳 캠퍼스가 나아갈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주요 기능으로 국내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을 막으면서 우수 인재는 적극 유치한다고 소개했다.

미국과 유럽의 명문 대학들을 국내에서 진학할 수 있는 기회이자 통로라고 전한 유 대표는 “각 학교의 교수진이 전 과정을 본교와 똑같은 커리큘럼하에 영어로 진행한다”며 “최근 4년 졸업생 취업률이 83.4% 수준에, 여러 글로벌 기업·기구 등으로 빠르게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현황을 알렸다.

전체 현원 중 30% 이상이 46개국 출신의 외국인들과 복귀 유학생들로 구성돼 있으며 그 비중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커다란 경쟁력을 지녔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외국에서 유학할 경우 1년 학비가 평균 50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데 비해 인천글로벌캠퍼스는 2500만원 안팎 학비로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누릴 수 있다.

유 대표는 “더 많은 학생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명문 대학들의 강좌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유학수지 개선 효과를 창출해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올해 내적·외적 확장을 기반으로 창립 10주년맞이 기념행사를 다음 달 말에 연다. 그간 발걸음을 통한 성과와 향후 10년간 큰 밑그림에 대해 대외적으로 공식 선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국제 포럼과 지역사회 상생협력 프로그램 등을 준비 중이다. 유수 대학들과 연구소, 시민·단체를 포함하는 구성원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소통의 장을 펼칠 계획이다.

글로벌 교육 허브는 최고 교수진과 학생들, 정부의 지원 및 지역사회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실현 가능한 비전이라고 유 대표는 판단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무한 잠재력을 보여줬고 이제는 성장 경험 축적에 더해 2단계 일정이 본격 가동 중”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외국 대학 10개, 1만명 이상 학생들이 상주하며 머리를 맞대는 세계적인 교육 허브로서의 완성을 위해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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