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열기구에 한강 드론쇼까지.. '서울 관광' 매력 더한다
해외 여행객 年 2800만 유치 목표
한강서 '웰니스 관광 축제' 추진
예약·택시 호출 앱 접근성 높이고
月 1개 도시 마이스 행사 발굴도
관광객이 ‘서울의 밤’에 빠질 수 있도록 열기구를 타고 야경을 감상하는 체험장이 생기고 수천대 드론이 한강을 수놓는 ‘드론 라이트쇼’가 펼쳐진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처럼 서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 행사도 발굴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서울관광 활성화 계획(2022∼2026)을 수립했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연간 28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3000만 관광도시’를 만드는 목표를 제시했다.
◆코로나19로 고사 위기 서울관광
시는 서울관광이 위기와 기회에 직면함에 따라 이번 계획을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서울 외래관광객은 2019년 1390만명에서 지난해 74만명으로 95%나 줄었다. 고용 불안이 커지자 여행업계 전문 인력은 이탈했다. 그사이 비대면·개별 관광 흐름이 커졌다.
반면 최근 ‘오징어 게임’ ‘기생충’, 방탄소년단(BTS) 등 한국 콘텐츠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것은 큰 기회다.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음악뿐 아니라 뷰티·패션에 관심이 커진 것도 고무적이다.
5년간 적용되는 활성화 계획은 4대 분야 17개 핵심과제로 이뤄졌다. 우선 서울의 매력을 재발견할 관광 콘텐츠를 개발한다.
한강 불꽃놀이를 서울페스타 등 주요 축제와 연계해 확대하고, 드론 라이트쇼를 연다. 한강에서 대규모 요가 이벤트, 야경투어,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서울 웰니스 관광 페스타’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강 석양을 세계 최고 대관람차, 노들섬 대형 구조물에서 감상할 수 있는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북악산·인왕산과 북한산을 중심으로 등산관광 콘텐츠도 개발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효과가 큰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해 열기구를 타고 야경을 즐기는 체험장을 만들고, 청와대·광화문광장 등을 잇는 야간 바이크 코스를 개발한다. 야간 등산·산책, 야간 맛기행, 야간 시티투어버스 등도 추진한다.
시는 야간관광이 1단위 증가하면 숙박일이 약 0.7일 증가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서울은 안전하고 야간문화가 발달해 밤관광에 강점을 갖고 있다.
5월에는 국제 전기차 경주인 ‘E-프리’ 대회 중심의 ‘서울페스타’, 10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한국문화축제와 연계한 관광 대축제를 연다. 서울의 뷰티, 맛집, 패션에 대한 관광 수요가 커짐에 따라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상품도 발굴한다.
해외 고소비층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관광도 육성한다. 2025년까지 세계 관광 시장 평균 성장세는 4.8%이나 럭셔리 관광 시장은 6.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싱가포르가 럭셔리 관광의 선발주자이며, 서울은 후발주자다.
◆라스베이거스 CES처럼 대형 행사를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여행·전시·국제회의) 육성에도 주력한다. 라스베이거스의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정보통신전시회)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마이스 행사를 발굴한다. 이를 위해 매월 하나씩 1년에 12개 행사를 ‘서울 글로벌 대표 MICE?12’로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키운다.
마이스 산업의 급속한 디지털 전환에도 대응한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현실 공간인 전시·컨벤션센터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하이브리드 생태계를 조성한다.
마이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 글로벌 인재 육성에도 힘쓴다.
서울관광재단이 지난해 397개 마이스 업체를 조사한 결과, 비대면 행사에 대한 사업구조 변화 준비 여부에 55.5%만이 그렇다고 밝혔고, 비대면 행사 기술 인력 확보 준비에는 41.1%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마이스 산업 종사자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 이탈 원인으로는 적은 보수(53.3%), 열악한 근로여건(31.1%)이 꼽혔다.
◆디지털·공정 관광도 강화
관광의 주 소비층인 MZ세대와 개별 여행객의 편의를 높일 스마트 관광 환경도 구축한다. 여행 전 메타버스에서 미리 서울관광을 체험해보고, 여행 중에는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예약·택시 호출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2019∼2021년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방한 외래관광객 중 MZ세대 비중은 63.9%다. 개별 관광객은 2019년 기준 84.9%에 달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하나로 낯선 도시를 돌아다니는 데 익숙하나,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주로 쓰는 구글맵, 우버 등이 제한됐다.
국내 관광업계에 디지털 경영 환경도 조성한다. 중소 관광업체가 해외 여행사를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할 수 있는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 ‘서울 365여행 플랫폼’을 구축한다. 온라인 여행 시장은 2020년 기준 글로벌 여행플랫폼(OTA) 4개사가 97%를 과점한 상황이다.
저가·덤핑 단체여행 등 관광객 수 위주에서 탈피하기 위해 관광의 양적·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서울형 관광지표’를 내년까지 개발한다.
최경주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최근 한류 콘텐츠의 약진은 대한민국과 서울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 서울관광 활성화 계획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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